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연일 지도부를 향한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당내 비주류를 자처한 홍 최고위원은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헌ㆍ당규에는 당내 경선 시 당직을 약속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고, 이를 위반하면 당직매수 행위”라며 “친이 강성파는 당의 화합을 위해 당직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쇄신파와 중립파를 능력 중심으로 기용해 당직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안상수 대표를 도운 원희목 의원이 대표비서실장에 임명되는 등 친이계 주류의 당직 독점 가능성을 사전에 견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 안 대표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부가 화합하고 단결해서 서민경제 살리기, 청년 일자리 만들기, 국민과의 소통 강화 등 3대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홍 최고위원은 “전당대회가 끝난 지금도 화합을 외치지만 우리는 늘 미봉책으로 일관해 왔다”며 “진정한 화합은 가슴을 열고 자기 것을 내주는 화합”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불법, 탈법, 편법과의 화합은 하지 않을 것이며 외롭더라도 바른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또 “안 대표는 전대에서 20%의 지지를 받았지만 80%의 민심과 당심은 변화와 화합을 원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오늘부터 보수개혁론을 기치로 신보수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선 안 대표의 ‘박근혜 총리론’과 홍 최고위원의 작심 발언 등을 싸잡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홍 최고위원의 말이 타당하더라도 국민들은 ‘당 대표 경선에서 떨어져서 투정, 몽니를 부린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 대표에 대해서도 “개헌, 보수대연합을 얘기했지만 이는 국민은 떡 줄 생각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과 같다”며 “장관, 총리 문제도 대통령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며 박근혜 총리론도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인 목사는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후보간 이전투구, 가신을 뽑는 충성경쟁의 장처럼 됐다”며 “한나라당이 이제 야당을 하기로 결심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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