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정상환)는 법조인 부모를 둔 서울대 법대 졸업생 행세를 하며 여자친구 등 지인들로부터 9억5,000여만원 가량을 뜯어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학원강사 김모(30)씨를 19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5년 4월쯤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여자친구 A(26)씨에게 “미국 유명 로스쿨에서 입학허가를 받은 상태에서 학원강사를 하고 있는데 최근 학원 부원장이 건물 보증금과 학원비를 갖고 도망갔다”고 속여 500만원을 빌리는 등 총 102회에 걸쳐 약 1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중소 법률회사(로펌)를 운영하는 아버지와 가정법원 판사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며 서울대 법대 입학 후부터 학원강사와 고액과외로 학비를 벌어왔다고 속여 A씨와 교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A씨로부터 챙긴 자금으로 서울 강남의 한 호텔 펜트하우스에 거주하며 호텔에서 알게 된 사람들에게 “내가 이 호텔 회장 아들인데 좋은 투자처를 알고 있다”며 3명으로부터 1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서울의 다른 대학 법학과를 1년 만에 중퇴한 뒤 초등학생 대상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했으며, 법조인이나 호텔 회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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