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구단이 싸우는 프로야구에서 4강 경쟁률은 2대1에 불과하지만, 강팀의 상징이자 영광의 지표다. 하지만 올해는 영 체면이 서지 않는 4강팀이 탄생할 조짐이다.
SK와 두산 삼성이 두터운 ‘3강’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티켓 한 장을 놓고 전쟁을 치르는 롯데와 LG, KIA의 페이스가 저조하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역대 최저 승률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9일 현재 4위 롯데는 41승3무43패로 3위 두산과 8.5경기 차나 난다. 승수와 패수의 차이는 ‘-2’밖에 되지 않으나 무승부를 패로 간주하는 특성상 승률은 4할7푼1리에 그치고 있다. 롯데에 1.5경기 차 뒤져 있는 5위 LG는 4할5푼5리(40승1무47패)다. 롯데와 LG는 막강 공격력을 자랑했던 타선이 주춤하면서 최근 2연패를 당했다. 4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KIA는 4연패로 추락하면서 사정이 더욱 나쁘다. 승률은 4할1푼4리(36승51패).
준플레이오프가 도입된 지난 89년 이후 4할대 승률로 4위에 턱걸이한 경우는 모두 다섯 번 있었다. 89년 삼성이 승률 4할9푼6리(57승5무58패)로 가을잔치에 나갔고, 롯데(91년 2009년)와 OB(98년)도 똑같은 승률로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탔다. 역대 최저 승률로 4위에 오른 팀은 2001년 한화로 승률이 4할7푼3리(61승4무68패)에 불과했다.
올시즌 현재 4위 롯데의 승률이 이보다도 낮은 것이다. 롯데는 3년 연속 4강에, LG는 8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KIA는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에 사활을 건 4위 다툼이지만 누가 되든 쑥스러운 ‘훈장’이 될 공산이 크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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