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1일 신한금융지주는 창립 9주년을 맞아 '탄소 중립(Carbon Offset) 달성'을 중장기 경영 실천 전략으로 제시했다. 탄소중립은 친환경ㆍ녹색 에너지를 사용하고, 탄소배출권 구매를 통해 장기적으로 기업활동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0(제로)'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직접 배출하는 제조업체가 아닌 금융회사가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신한금융이 내세운 '친환경 복지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그룹차원의 에너지절감 운동에서 벗어나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친환경 개념을 도입했다.
신한금융이 진행하고 있는 '친환경 복지' 는 크게 ▦친환경 에너지 복지 ▦친환경 먹거리 복지로 나뉜다.
'친환경 에너지 복지'는 복지 시설에 친환경 에너지 설비를 보급해 이산화탄소 배출과 에너지 비용을 동시에 줄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애인, 아동보호 시설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해 주고, 친환경 광원인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설비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영락노인복지센터', '자애원', '대구 샘 노인요양센터', '암사재활원', '대우꿈동산', '성가정입양원' 등 6개 시설에 친환경 설비를 제공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까지 시범사업을 통해 성과를 평가한 후 내년부터 수혜 대상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먹거리 복지'는 전국의 복지시설 옥상 등의 자투리 공간에 친환경 텃밭을 조성해 온실 가스 감축과 함께 소외계층에 양질의 친환경 먹거리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콘크리트로 둘러 쌓인 공간을 흙으로 덮어 이산화탄소를 정화하는 기능을 갖게 하고, 텃밭에서 상추, 고추, 토마토 등 친환경 유기농 작물을 재배해 독거노인 가정 등 소외계층에게 제공한다. 신한금융은 올해 4월부터 5월까지 2달간 전국 13개 지역 복지시설에서 650명의 그룹 임직원 봉사자가 참여해 친환경 먹거리 복지 사업을 펼쳤다.
신한금융은 경영에도 친환경 개념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유수의 선진 기업들이 환경경영의 실천여부를 기업가치 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는 있는 만큼 이러한 흐름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신한금융은 본점을 기준으로 이미 지난 2006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관리를 시작해 2008년까지 16% 이상의 탄소배출량 감축 실적을 거뒀다. 현재도 계열사 합숙소, 연수원 등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도입해 전력의 일부분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신규 지점 개설시 저전력 LED광원을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신한금융은 올해 안에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녹색경영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녹색경영시스템이 구축되면 신한금융은 외부 전문 기관으로부터 국제적 기준에 따라 1,300여개 건물과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검증 받게 된다. 또 검증결과를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 및 사회책임보고서(CSR) 등에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금융 기관이 제3자 검증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출해 공개하는 것은 신한금융이 처음이다.
금융상품에도 녹색(친환경) 개념을 접목했다. 대표적인 것이 신한은행이 발매 중인 '희망에너지 적금'이다. 일상생활의 에너지절약을 실천하자는 에너지사랑실천 서약서를 작성하면 최고 0.7%포인트의 가산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또 '신한솔라파워론'을 통해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해 오고 있다.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향후 100년 이상 지속 가능한 경영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녹색금융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녹색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기법을 연구하고, 새로운 녹색금융 상품을 개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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