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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사는 해외 MBA

입력
2010.07.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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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대학 경영학 석사(MBA) 과정에 입학하기 위해 1,000만원이 넘는 고액 자기소개소(에세이)를 지불하는 사례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싼 돈을 들여 자기소개소는 물론 해외 유명 대학 학위를 사겠다는 왜곡된 경쟁 풍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증권사에 근무하다 올해 미국 MBA ‘톱 10’중 한 곳에 합격한 김모(32)씨는 MBA 입학을 준비하면서 에세이 교정 지도를 받았다.‘지도교사’는 미국 최상급 MBA에 앞서 합격한 선배한테서 소개받았다. 비용은 5개 학교에 제출할 에세이를 손보는 데 600만원이 들었다.

교정 과정은 평범했다. 김씨는 “우선 내 이야기를 다 써오라는 주문을 한다. 그러면 상담사가 학교별로 분석해서 '이 학교는 이런 얘기를 좋아한다'며 적절한 소재를 선택해 준다”고 털어놨다.

에세이 작성은 한국어로 이뤄진다. 번역은 지원자가 별도로 부담해야 하는 몫이다. 번역비도 어디에 맡기느냐에 따라 수십만~수백만원으로 천차만별이다.

비싼 비용에도 수요는 많다는 것이 주변의 얘기다.

상당수 MBA 지원자들은 “주위에 경험 있는 조력자를 두지 않았다면 대다수 지원자가 에세이 교정을 받는 걸로 안다”고 입을 모았다. 지원자들은 교정 서비스의 효용으로 ‘전문가의 정보와 노하우를 활용하면 시행착오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에세이를 다 작성하는 데에만 통상 2~3개월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효용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유명 MBA에 다니다 현지 투자은행(IB)에 스카우트된 이모(31)씨는 “교사가 소재를 조정해 주는데 정작 내가 쓰고 싶은 말은 안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며 “오히려 교정을 받지 않고 쓴 에세이가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교정 비용도 최근 크게 오르고 있다.

강남의 한 유학원에 따르면 올해는 에세이 교정 가격이 700만~800만원 정도에 형성됐지만 경우에 따라서 1,500만~2,000만원까지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학원 관계자는 “학부나 일반 대학원 유학 준비도 실상은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으로는 경제력 차이에 따라 학력 격차가 유지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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