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경남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4대강살리기사업 현장인 낙동강 함안보와 합천보가 완전히 물에 잠겨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시행사인 한국수자원공사는 “함안보와 합천보는 설계될 때부터 홍수 충격에 대비해 물막이 내부에 물을 채우는 충수(充水) 개념으로 건설됐다”며 “이번 비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으나 시민 단체는 “보 건설에 따른 홍수 피해가 간접적으로 확인됐고, 토사 유출이 발생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반박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물이 넘치면 보가 파괴될 수 있어 17일 함안보와 합천보 가물막이 안에 각각 50만톤과 14만톤의 물을 채웠다”며 “보는 모두 무사하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공사 현장 곳곳에 ‘홍수 충격에 대비해 가물막이 내부를 미리 채웠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이 관계자는 또 “호우특보가 내려진 16일부터 함안보와 합천보 내 공사 장비와 인력을 철수시켰고 하천 주변에 퍼낸 준설토의 유실을 막기 위해 덮개를 덮는 작업을 마쳐 장비 인력 준설토의 유실 피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가물막이의 배수 작업이 끝날 때까지 공사 재개가 어려워 공사 차질이 우려된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비가 더 오지 않는다면 물이 모두 빠지기까지 일주일 정도가 예상되고, 비가 올 경우 계속 지연될 것”이라며 “집중호우 때는 공사하지 않는 것으로 공사 계획에 미리 반영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현기 함안보피해대책위원장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린 16, 17일 함안보의 가물막이가 설치된 약 80% 구간에서 나머지 20% 구간보다 강의 흐름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보가 완공된 후 홍수가 나면 물이 막히면서 홍수 피해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쓰레기와 토사 유실 등은 없었다”는 수자원공사의 해명에 대해 조 위원장은 “수자원공사가 함안보 공사 현장의 준설토 적치장에 꽂아 놓은 깃발이 집중 호우로 떠내려 간 것을 보면 대규모 토사 유출이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함안=강성명기자 sm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