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회 브리티시오픈에서 이변의 바람이 거세다.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예선 통과도 못했던 세계랭킹 54위 루이 웨스트호이젠(남아공)과 아마추어 정연진(20)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골프의 성지’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를 뜨겁게 달궜다.
웨스트호이젠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ㆍ7,305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중간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웨스트호이젠은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에 8차례 나왔지만 우승은 커녕 7번이나 컷 탈락했을 만큼 알려지지 않은 선수다. 유일하게 3라운드에 진출했던 2008년 PGA 챔피언십에서도 73위에 그쳤다.
브리티시오픈에서도 3번 나와 모두 2라운드후 컷 탈락으로 짐을 쌌던 웨스트호이젠은 주로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와 남아공의 선샤인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올해 EPGA 투어 안달루시아 오픈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아마추어 선수로 예선을 통과한 정연진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정연진은 3라운드까지 4언더파 212타, 공동 12위에 올라 한국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1년 골프를 시작한 정연진은 키 1m76, 몸무게 71kg의 호리호리한 체격이다. 정연진은 지난달 영국왕실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아마추어 골프대회인 디오픈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125년 역사상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주목 받았다. 정연진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아마추어 선수에게 주는 실버 메달을 확보했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특급 스타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대회를 앞두고 퍼트까지 바꾸면서 명예 회복을 노렸지만 3라운드 합계 3언더파 213타에 그쳐 선두 웨스트호이젠에 12타나 뒤진 공동 18위에 머물렀다. 우즈는 3라운드에서 3퍼트를 3번이나 범할 정도로 퍼트 난조에 시달렸다. 우즈는 “다른 샷들은 괜찮았지만 퍼트가 잘 안 됐다. 퍼터의 문제라기 보다는 내가 그린 스피드에 더 잘 적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양용은(38)과 김경태(24ㆍ신한금융그룹)는 1오버파 217타를 쳐 공동 52위로 3라운드를 마쳤다.
이번 대회 기대를 모았던 어니 엘스(남아공), 최경주(40) 등도 변덕스러운 세인트앤드루스의 날씨를 극복하지 못하고 컷 오프됐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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