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42) 효성 사장이 해외 부동산 취득을 위해 60억원대의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로써 효성그룹 일가의 해외 부동산 취득 의혹 사건은 지난해 10월 수사에 착수한 지 9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그러나, 검찰은 효성그룹의 해외법인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해선 더 이상 수사를 확대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함윤근)는 16일 조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회장의 3남인 조현상 효성 전무도 2008년 미국 하와이 소재 고급 콘도(262만달러 상당) 취득 사실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 사장은 2002~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450만달러짜리 고급 주택 등 6건의 해외 부동산 매입과정에서 네 차례에 걸쳐 효성아메리카의 공금 550만달러(당시 환율로 64억여원)를 대여금 등의 명목으로 빼돌려 쓴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부동산의 전체 매입가격은 1,170만달러에 달하며, 나머지 구입자금의 출처도 대부분 법인 명의로 은행에서 빌린 돈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주택구입에 사용된 회사 돈이 2003~2006년 말 모두 변제되긴 했으나, 이와 관계없이 법인의 돈을 개인적 용도로 썼다는 점에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변제자금 출처에 대해 검찰은 "조부한테서 증여받은 돈과 개인 급여 등을 모아 미국 사모펀드에 투자해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대검의 효성 범죄첩보보고서(본보 2009년 10월7일자 1, 3면 참조)가 공개돼 효성그룹의 해외 재산유출 등의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그룹 3세들의 해외 부동산 취득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문제되자 수사에 착수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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