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14 전당대회 이후 한나라당에서는 대표와 최고위원간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국민여론조사에서 앞섰지만 대의원 투표에서 뒤져 2위를 차지한 홍준표 최고위원이 안상수 신임 대표에게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데다가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도 비주류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친이계, 친박계로 나뉘어진 당 지도부의 갈등 양상이 전대 이후 ‘친이계_친박계_홍준표’간의 대치 구도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홍 최고위원은 16일 라디오에 출연해 “원내대표 시절처럼 당을 청와대 집행기구로 전락시키고 일방적 밀어붙이기를 하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 대표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홍 최고위원은 “전당대회가 한나라당스럽게 이뤄져 변화와 쇄신이 안될 것이라는 걱정에서 한 말”이라면서 “전대 결과는 받아들이지만 안상수 체제의 정당성 문제는 지적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15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옛날 야당 시절에 하던 비주류를 지금부터 해보겠다”고 밝힌 뒤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홍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 제기한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 “전당대회용 발언으로 진정성이 담겨있지 않다고 본다”고 비난했고, 보수대통합 주장과 관련해서도 “시대착오적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원희목 대표비서실장 임명 등에 대해선 경선캠프에 참여한 인사를 당직에 앉힌 것은 당헌ㆍ당규 위반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도 이날 안 대표와 각을 세웠다. 그는 라디오에 출연해 “안 대표가 얻은 득표율이 20% 남짓 된다”면서 “80%의 대의원들과 국민들은 변화와 쇄신 등을 지지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이 같은 ‘안상수_홍준표’의 갈등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 전당대회 직후 때마다 나온 후유증으로 시간이 지나면 앙금은 자연스럽게 해소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 최고위원의 대립각 세우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명박정부의 성공을 위해 ‘바른 소리’를 하겠다는 것을 명분으로 삼아 지도부 내에서 견제자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내 일부에서는 홍 최고위원이 비주류 대표를 자처하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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