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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 하버드생, 거장들에게 철학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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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 하버드생, 거장들에게 철학을 묻다

입력
2010.07.1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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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 리뷰 편집부 엮음ㆍ강유원 등 옮김

돌베개 발행ㆍ362쪽ㆍ1만8,000원

<정의론> 으로 20세기에 정치철학을 복원시킨 존 롤스(1921~2002)가 인터뷰를 한 것은 평생 딱 세 번뿐이었다고 한다. 현실 정치 이슈나 개인적 사생활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던 그가 인터뷰에 응한 것은 모두 대학 학부생이나 졸업생들의 요청이었다.

그 중 하나가 1991년 하버드대 학부생들이 만드는 철학잡지 ‘하버드 철학 리뷰’와의 인터뷰. 롤스는 이 인터뷰에서 학창시절 종교와 윤리철학에 관심을 가졌다는 개인적 얘기에서부터 베트남전 기간에 출간된 의 역사적 맥락 등을 두루 얘기했다. 그는 “당시 심각한 정치투쟁으로 정치철학이 필요해 이 빠르게 관심을 모았다”며 “15년 전이나 후에 나왔다면 그 책의 위상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판을 받을 때 무엇을 느끼십니까’ ‘유명해지고 나니 어떠세요’ 등 학부생다운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성실히 답했고, 철학을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남다른 메시지도 남겼다. “강렬히 하길 원하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철학에는 고난과 시련이 있기 때문에 뛰어들어서는 안됩니다.”

는 ‘하버드 철학 리뷰’의 학부생 편집자들이 1991년부터 2001년 사이 세계적 철학사상가들과 가진 인터뷰를 묶은 책이다. 인터뷰 대상은 소설 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기호학자이자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를 비롯해, 최근 국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미국 보수주의의 핵심 이론가인 하비 맨스필드 하버드대 교수, 최근 타계한 실용주의 철학자 리처드 로티 등 14명.

에코를 제외하면 모두 미국 대학의 교수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철학 조류를 조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미국을 지배하고 있는 최신 사상을 한꺼번에 조우해 그 윤곽을 잡을 수 있는 인터뷰집이기도 하다. 특히 인터뷰 대상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철학은 무엇이냐, 왜 공부하느냐’ ‘당신의 사상은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구해, 철학 혹은 인문학의 입문서로서는 제격이다.

인터뷰의 묘미는 역시 엄정한 논리로 씌어진 본격 학술서에서는 보기 어려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는 점이다. 로티는 ‘미국 철학계의 이단아’라는 별명답게 “푸코(프랑스 사상가)적인 좌파는 쓸모없는 부류이며 (그들은) 우파들에게 멋진 사냥감이 되어주는 것을 제외하면 중요하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최근 국내 번역 출간된 의 저자로, 대표적인 우파 정치철학 이론가로 꼽히는 맨스필드가 자신에게 붙은 보수주의자란 딱지에 대해 불편해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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