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일부 초등학교에서 13~14일 치러진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 도중 교사들이 정답을 알려줬다는 주장이 16일 제기됐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학업성취도 평가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르는 것은 물론,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 때 엉터리 채점으로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은 전북 임실 지역 성적 조작 사건의 재연 논란이 예상된다.
충북도교육청은 이날 “제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과학시험 감독을 하던 김모 교감이 학생들에게 문제 정답을 알려줬다는 신고가 접수돼 제천교육청과 함께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제보한 학부모 A(39)씨는 “저녁을 먹던 중 아이가 ‘교감 선생님이 답을 가르쳐주고 힌트도 줬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김 교감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말했을 뿐 답을 알려주지는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천교육청은 이 학교 수학시험 시간에도 다른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부 힌트를 줬다는 신고가 들어와 해당 교사를 조사하고 있다.
또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시험감독을 하던 교사가 수학 문제를 풀지 못한 학생에게 공식을 가르쳐줬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학교 학부모 B(42)씨는 “딸 아이가 ‘부감독 선생님이 문제를 못 푸는 친구에게 공식을 말해줬다’고 말했다”며 “교육현장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교직원노조 충북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학교간 과열경쟁이 빚은 예견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며 “도교육청은 책임감을 갖고 모든 학교를 조사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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