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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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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

입력
2010.07.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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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워서 재미있다. 어설픈 현대적 해석 따윈 시도하지 않고, 고전 한 편 잘 재현했다.

9년 만에 국내 무대에 다시 오른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는 생각없이 즐기기 안성맞춤이다. 쉽고 경쾌한 멜로디와 화려한 춤, 지나친 듯한 유머, 긍정적 메시지까지 고전 뮤지컬의 문법을 그대로 따른다. 작품이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것은 1948년. 현재 공연은 1999년 리바이벌한 버전이다.

작품은 두 편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전환시키는 극중극 형식을 띤다. 주인공 릴리와 페트루키오는 셰익스피어의 희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들로, 실제 성격도 극중 인물과 비슷하다. 아직 서로 사랑하지만 말은 꺼내지도 못하고 무대와 일상에서 티격태격하는 이들. 극은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배경인 16세기 남유럽과 ‘키스 미 케이트’가 제작된 1940년대 미국 극장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둘을 다시 짝짓는다.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볼 거리의 다양함이다. 두 시기를 충실히 재현한 의상과 무대는 물론, 개연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곳곳에 배치된 화려한 군무는 쇼뮤지컬의 오락성을 극대화한다. 후반부에서 빌칼룬이 예쁜 여배우 로아에게 구애하면서 건물을 타고 오르는 장면은 곡예에 가깝다.

특히 한국 공연을 빛내는 것은 관록있는 배우들의 열연이다. 전 회 주역을 맡은 남경주와 최정원은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 호흡을 자랑한다. 각자 매끄러운 연기는 기본이다. 가수 아이비를 발굴한 것 또한 성과다. 첫 무대답지 않게 노련한 모습을 보여준 그는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주연급 여배우의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뮤지컬계에서, 기대되는 신인이라 해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말 그대로 고전이 된 이 작품은 어디서 본 듯한 느낌 때문에 새로움은 덜하다. 그러나 특수영상 등 각종 기술이 무대에서도 눈을 현혹하는 요즘, 부담없는 스토리와 배우의 재능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는 공연이 반갑다. 16인조 라이브로 듣는 재즈 선율은 선물이다. 8월 14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577-1987

김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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