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합니다.”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LG화학이 미시건주 홀랜드에 짓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국기업도 아닌 외국기업 기공식에 직접 와 축하 인사를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미국 산업에 갖는 의미를 크게 본다는 얘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손을 잡으며 미국에 미래형 공장을 짓는데 사의를 표했고, 구 회장은 공장 건설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미 행정부에 고마움을 표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구 회장에게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초 발효된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을 적용, 건설비의 절반인 1억 5,000만달러를 LG화학에 현금으로 지원했다. LG화학은 또 미시건 주정부로부터 세금감면 혜택 등으로 1억3,000만달러의 비용을 추가 절감받았다. 건설비 대부분을 미국이 대준 파격적 대우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15분 쯤 도착해 20여분간 연설한 뒤 행사장을 떠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배터리 공장 건설을 통해 미 경제가 나가야 할 방향을 호소력 있게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은 새 공장 하나 짓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미시건, 홀랜드, 그리고 미국이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LG화학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서 강조하고자 한 화두는 ‘미래산업’과 ‘일자리’였다. 전기자동차 배터리는 그가 취임 초부터 강조한 친환경 미래산업의 핵심분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배터리 산업 발전으로 앞으로 수년간 비용이 70% 절감될 것”이라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미 국민이 값싸게 살 수 있고 석유의존도도 줄일 수 있게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런 공장 덕분에 2~3년전 세계 2%였던 미국의 자동차 2차 전지 생산 비중은 5년 후 4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온라인 매체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16일 오바마 대통령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방문은 당선 이후 이번이 네번째라며 이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공적 대선 구호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에 빗대 “바보야, 문제는 배터리야”라고 외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특히 LG화학의 홀랜드 공장에 주목한 것은 자동차 등 미 제조업의 메카였다가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미시건주를 미래형 자동차 거점으로 재탄생시키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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