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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과학자 美납치 사실여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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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과학자 美납치 사실여부 조사"

입력
2010.07.1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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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2개월 만에 이란으로 돌아간 핵 과학자 샤흐람 아미리(32ㆍ사진)가 고국에서 영웅으로 대대적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가 앞으로도 계속 영웅대접을 받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정부가 벌써부터 그를 의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마누체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은 15일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 정부 관계자 가운데 처음으로 아미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모타키 장관은 “지난 시간 동안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먼저 조사해보고 난 뒤 그가 영웅인지 아닌지 결정할 것”이라며 “이란 정부는 아미리가 주장한 납치설이 맞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미리는 귀국 즉시 “지난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로 성지순례를 떠났다가 미 중앙정보국(CIA)에 납치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이란의 핵 개발에 관한 거짓 정보를 흘리려 나를 이용하려 했다”며 “CIA는 나에게 미국에 망명했다고 말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고문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또 망명 대가로 5,000만달러를 제의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란 핵정보 유출 여부에 대해서는 “일개 대학 연구원으로 아는 게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정보당국은 아미리가 수년간 CIA의 정보원으로 활동했으며, 그가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반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는 NYT에 “아마리는 자신이 근무하는 말레크 아슈타르 공대가 핵개발의 중심지로 활용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해줬으며 ‘아주 중요하고 원천적인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또 다른 미 관리들은 “아미리가 핵정보를 건넨 대가로 새로운 신분과 500만달러 이상을 받았다”고 밝히며, 아미리의 ‘CIA 납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아미리가 “망명이 아닌 납치이며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란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일 뿐이라는 것이 미국의 시각이다.

결국 영웅으로 돌아온 아미리의 미래는 이란 정부의 조사에 달려있다. 일각에서는 설사 그가 미국으로 망명한 것이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이란 정부로서는 ‘납치’라며 미국을 비난을 비난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구금돼 있었다는 아미리가 어떻게 감시를 피해 자신이 납치됐다는 동영상 메시지를 올릴 수 있었는지, 또 어떻게 탈출했는지에 대해서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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