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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笑而不答에 담긴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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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笑而不答에 담긴 뜻은?

입력
2010.07.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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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은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을 맡아 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했다. 이 '소이부답(笑而不答)'은 뜻은 무엇이었을까.

이 회장은 15일 삼성 영빈관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전경련 회장단을 초청, 저녁을 함께 했다. 이날 만찬 모임은 3월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 회장이 재계 총수들에게 식사를 한번 대접하고 싶다며 초청함으로써 이뤄졌다.

이 회장과 재계 총수들은 오후6시30분 승지원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한 뒤, 자리를 옮겨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날씨, 경제, 건강 등에 대해 담소를 나눈 재계 총수들 이어 조석래 전경련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공석이 된 차기 전경련 회장을 누가 맡을 것 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전경련 회장단은 이 회장을 만장일치로 차기 전경련 회장에 추대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재계 현안이 많은 시기인 만큼 이 회장이 재계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데 회장단이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전경련을 처음 만든 이가 바로 이 회장의 부친인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인데다 올해가 호암 탄생 100주년, 내년이 전경련 창립 50주년이라는 점에서 이 회장이 적임자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그냥 미소만 지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 회장의 이런 반응에 대해 재계에선 ▦"재계 총수들이 요청한 만큼 면전에서 거절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서 그런 것이다. 사실상 거절로 봐야 한다"는 해석과 ▦"생각해보겠다는 뉘앙스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엇갈린다.

그러나 삼성은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을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즉답을 하지 않은 것은) 정중한 거절로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 추대에 대해서 대답 없이 듣기만 하자 일부 회장들은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힌 지 얼마 안돼 새로운 회장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추후 논의하자고 제안을 했다.

따라서 전경련 회장단은 앞으로도 몇 차례 더 이 회장에게 회장직 수락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 회장이 재계의 간곡한 총의를 계속 뿌리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을 의향이 없어 보이지만, 매사가 그렇듯 '절대 안된다'는 것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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