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고 투수 자리를 놓고 벌이는 류현진(23ㆍ한화)과 김광현(22ㆍSK)의 자존심 대결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2006년 입단한 류현진과 2007년 데뷔한 김광현은 지난 시즌까지는 100% 전력으로 맞대결을 벌인 적이 없다. 류현진은 2006년 신인 최초의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한 뒤 2007년에는 17승(7패)을 거두며 최고 반열에 올라섰다.
김광현은 데뷔 첫해인 2007년 3승(7패)에 그치며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러나 2008년엔 김광현이 다승왕(16승4패)과 탈삼진왕(150개)을 거머쥐며 14승7패로 주춤한 류현진을 압도했다. 지난해에는 김광현이 시즌 도중 부상을 당하면서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 다승 공동 1위(12승)를 달리고 있는 올시즌이야말로 진정한 승자를 가리는 무대다.
이닝이터 능력과 마운드 운영은 류현진이 우위
류현진은 올시즌 18차례 등판했는데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행진을 벌이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4패나 당했는데도 공식은 깨지지 않았다. 3자책점을 기록한 경기가 4경기. 반면 김광현은 5월11일 부산 롯데전에서 8실점한 적이 있지만, 3자책점 이상 경기는 3경기로 류현진보다 1경기가 적다.
그러나 류현진이 3자책점을 기록하는 동안 던지는 이닝수는 김광현에 비해 확실히 많다. 둘 간의 평균자책점 차이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류현진은 18경기에서 140과3분의1이닝을 던져 평균 7.8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완투도 4번이나 된다.
반면 김광현은 18경기에서 108이닝을 던져 평균 6이닝에 그치고 있다. '이닝이터'라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 김성근 SK 감독은 류현진과 김광현의 차이에 대해 "류현진은 버리는 볼이 없고, 김광현은 쓸데없는 볼이 많다"고 지적했다. 투구수를 아낄 수 있는 구위와 노하우, 완투 능력을 가진 류현진이 이닝이터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김광현, 류현진의 트리플크라운 저지할까
둘은 전형적인 왼손 정통파 투수. 나란히 직구 최고 구속 154㎞를 보유하고 있다. 류현진은 여기에 체인지업을, 김광현은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사용한다.
류현진은 지난 5월11일 청주 LG전에서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 신기록(17개)을 세웠고, 김광현은 6월10일 인천 삼성전에서 9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두 팀의 맞대결에서 13일엔 김광현이, 14일엔 류현진이 각각 12승째를 올리며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류현진은 15일 현재 다승, 평균자책점 (1.67), 탈삼진(138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김광현은 다승 공동 1위에 평균자책점(2.33)과 탈삼진(101개)은 2위를 기록 중이다. 류현진은 2006년 이후 4년 만의 투수 3관왕에 도전 중인데, 김광현과의 다승왕 경쟁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은 투수의 개인 능력 만으로 타이틀 획득이 가능하지만, 승수는 팀 전력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김광현은 1위를 달리는 팀 타선과 불펜이 든든하게 지원 사격을 해 주고 있기 때문에 최하위팀의 류현진보다 개인 성적에서 유리하다. 언제 과연 두 선수의 사상 첫 맞대결이 성사될지도 팬들의 뜨거운 관심사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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