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이 마지막으로 관리하던 교도소를 15일 이라크 당국에 인계했다. 이라크전 발발 이후 7년 만에 이라크 정부가 수감시설 통제권을 모두 환수했다는 점에서 이라크의 완전한 주권 회복 노력에 있어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미군과 이라크군 관계자 100여 명은 이날 바그다드 근교의 크로퍼 교도소에서 통제권 인수인계식을 가졌다. 크로퍼 교도소는 2003년 3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직후 사담 후세인 정권의 고위 관리들을 수용하기 위해 지어진 시설로, 지금까지 미군이 통제하던 마지막 수감시설이다.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2006년 12월 처형 직전까지 수감됐던 곳이기도 하다. 현재 1,600여명을 수용하고 있는데, 이라크는 이를 카르크 교도소로 다시 명명했다.
이라크 내 수감시설 관리 책임자인 제리 캐논 미군 소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오늘은 새로운 시대의 첫 날”이라며 “이제 이라크 사법당국이 모든 면에서 이라크인의 안전을 안보를 책임지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크로퍼 교도소의 통제권 전환은 아부그라이브 교도소로 상징되는 과거 이라크 주둔 미군 역사의 치욕적인 한 장을 마무리한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2004년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미군이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심각한 성적 학대와 가혹한 고문을 일삼는 한편 고문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유포하기까지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 세계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미군은 앞서 올해 2월 아부그라이브 교도소를 이라크에 넘겼으며 다른 대형 교도소들도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폐쇄해 왔다.
한편 이라크 철군 계획을 진행 중인 미군은 우선 9월까지 모든 전투병력을 철수하고 남은 지원병력들도 내년 말까지 모두 빼낼 방침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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