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미 연합훈련, 이달 하순 동해서 시작/ 軍 서해훈련 후순위 밀리자 "전략적 고려" 머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미 연합훈련, 이달 하순 동해서 시작/ 軍 서해훈련 후순위 밀리자 "전략적 고려" 머쓱

입력
2010.07.15 13:08
0 0

"다 알면서 뭘 그러나."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15일 천안함 사태 이후 첫 한미연합해상훈련의 장소가 서해에서 동해로 바뀐 데 대해 이렇게 말하며 헛웃음을 지었다. 미국의 입장과 중국에 대한 전략적 고려 등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얘기다.

국방부는 공식적으로는 "훈련수역이 서해든, 동해든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훈련에 투입되는 핵 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9만7,000톤급)의 작전 반경이 1,000㎞에 달하기 때문에 한반도 주변 해역 어디에 있든 북한을 압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 해 10월 미 항공모함이 서해에서 훈련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동해에서 하는 것"이라는 겸연쩍은 이유도 덧붙였다.

실제 미 7함대 소속 항모전단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력적이다. 조지워싱턴호는 25층 건물 규모에 승조원만 6,000여명에 이른다. 수만 명을 태워 상륙작전을 펼 수도 있다. F_18(호넷)전투기 조기경보기 헬기 등 항공기 90여대가 탑재되고 항모 주변에서는 이지스구축함 순양함 핵잠수함 등이 호위한다. 조지워싱턴호가 2008년 일본 요코스카(橫須賀)기지에 배치됐을 때 북한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호전 세력의 책동"이라며 바짝 긴장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한국군도 이번 훈련에 한국형구축함(4,500톤급) 잠수함(1,800톤급) F_15전투기 등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천안함은 서해에서 침몰했는데 훈련은 동해에서 한다는 것은 어색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영해나 공해 어디서 훈련하더라도 국제법상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주권에 해당하는 군사훈련을 놓고 굳이 법적 논리까지 들이대는 것은 아무래도 군색해 보인다.

그간 미국과의 합의 과정에서도 곳곳에서 엇박자를 냈다. 국방부는 5월 24일 대북제재조치 발표 이후에도 재차 연합훈련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서해에서 하기로 미국과 공감대 형성이 끝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확답을 피한 채 애매한 태도를 고수했고, 결국 이날 군 당국자는 "연합해상훈련을 서해에서 하는 것은 우리의 희망 사항이었던 것 같다"고 뒤늦게 실토했다. 천안함 사태 이후 대북 강경 기조의 분위기에 휩쓸려 국방부가 호기를 부렸던 셈이다.

또한 국방부는 14일까지만 해도 "미국과의 협의가 쉽지 않아 훈련에 관한 모든 내용은 21일 2+2(외교ㆍ국방장관)회담이 끝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머뭇거렸다. 하지만 미 정부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연합해상훈련 장소를 먼저 발표하면서 뒤통수를 맞는 꼴이 됐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