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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살신성인 청년 2명 등 10명 의사상자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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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살신성인 청년 2명 등 10명 의사상자로 인정

입력
2010.07.1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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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2일 말레이시아 쿠칭의 다마이 리조트 해변에 갑자기 너울성 파도가 몰아쳐 순식간에 같은 교회 소속 봉사단원 세 명을 덮쳤다. 희멀건 포말과 거센 물결은 손쓸 틈도 없이 세 사람을 물속으로 잡아채 들어갔다. 근처에 있던 고 정요한(24)씨와 고 김성현(21)씨는 바로 뛰어들어 단원들을 물 밖으로 밀어냈다. 하지만 힘이 소진돼 정작 자신들은 나오지 못했다. 아름다운 청년들의 마지막 하루가 돼 버렸다.

보건복지부는 15일 정기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살신성인의 용기와 행동을 몸소 실천한 열 명의 의인을 의사상자(義死傷者)로 인정했다. 이번에 의사상자로 인정된 10인은 사고나 범죄 현장에서 급박한 위험에 처한 타인의 생명이나 재산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에 나섰다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다.

구조 과정에서 다행히 목숨은 구했지만 크게 다친 경우도 적지 않다. 엄태진(29)씨와 송형일(22)씨는 올해 1월 25일 저녁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1가 노상에서 택시에 탑승해 기사를 위협하는 남자 두 명을 목격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목숨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 지나치기 일쑤지만 이들은 달랐다. 폭행 당하는 택시 기사를 보고 송씨가 먼저 택시로 뛰어가 범인들과 격투를 벌였고, 근처를 지나던 엄씨도 이 장면을 보고 범인들과 몸싸움을 했다. 송씨는 복부를 찔려 수술까지 받았고, 엄씨는 팔을 다쳤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빠른 판단으로 세 명의 목숨을 건진 이도 있다. 이준엽(42)씨는 2006년 6월 9일 김천시 중부내륙고속도로 마산기점 하행선을 지나던 중 탑승버스와 앞서가던 승용차가 추돌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버스에 탄 사람들은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승용차는 충격으로 불이 났고, 설상가상으로 어른 세 명이 탄 승용차 문이 열리지 않았다. 이씨는 버스 출입문에 있던 소화기를 꺼내 승용차 뒷유리창을 깨고 탑승자를 구했다. 이씨는 오른손을 유리에 찔려 인대와 신경이 크게 손상됐다. 그는 "당시 앞뒤 생각할 겨를 없이 사람을 구하느라 다친 줄도 몰랐다"며 "몇 초 뒤에 차가 폭발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복지부는 이번 의사상자 인정 결정에 따라 의사자에게는 각 1억9,700만원을 지급하고, 의상자에게는 부상 정도에 따라 최고 1억9,700만원에서 최저 1,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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