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에 가까운 체벌을 가해 학부모들이 해당학교를 찾아가 항의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피해어린이의 학부모와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회원 등 20여명은 15일 서울 동작구 한 공립초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학년 담임교사인 오모씨가 지난 6개월간 아이들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으며 일상적으로 폭행했다”며 오 교사의 파면을 요구했다.
서울학부모회가 이날 공개한 4분여짜리 동영상을 보면 오 교사의 체벌은 도를 넘어선 폭행수준이었다. 오 교사가 교실 앞쪽에서 숙제를 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남학생의 뺨을 때리자 이 학생은 심한 충격을 받아 칠판에 부딪칠 정도였다. 또 오 교사는 두 손으로 이 학생의 어깨를 여러 차례 흔든 뒤 내동댕이치고, 학생이 넘어진 상태에서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이 과정에 오 교사는 잔뜩 흥분된 상태에서 이 학생에게 “네가 거짓말을. 이 XX야. 이 나쁜 X” 등 욕을 퍼부었다. 이 동영상은 지난 11일 오 교사가 체벌을 가할 당시 같은 반 학생이 휴대전화로 찍어 학부모회에 제공한 것이다.
혈우병을 앓는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사소한 멍이나 출혈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오씨가 알면서도 아들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심하게 때렸다”고 주장했다. 또 학부모들은 오 교사가 일기를 써오지 않은 여자어린이와 남자어린이 3명을 체육기구 보관실에 가두고 4시간 동안 문을 열어주지 않거나 머리를 30바늘 이상 꿰맬 정도로 한 학생을 심하게 폭행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초ㆍ중등교육법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체벌은 가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이빈파 서울학부모회 대표는 “오 교사의 폭행이 지난 6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져 오 교사는 물론 교장에게 항의를 한 달 전부터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며 “오히려 교장이 자꾸 문제제기를 하면 아이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까지 했다”고 말했다.
학교관계자는 이에 대해 “교장이 오 교사를 불러 여러 차례 경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 교사는 이날 출근하지 않았으며 학교측은 대체수업을 진행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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