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 이운재(수원)가 윤성효 감독의 K리그 데뷔전 승리를 선물했다.
네 차례나 월드컵에 출전한 이운재는 한국 최고의 수문장으로 꼽힌다. 특히 승부차기 승부는 국내 1인자다. 이런 강점 때문에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도 남아공월드컵에서 승부차기를 대비해 정성룡(성남) 대신 이운재의 투입을 고려했을 정도다.
이운재는 대표팀에서 복귀한 뒤 가진 K리그 첫 경기부터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잡았고, '역시 거미손'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윤성효 신임 수원 감독의 데뷔전 승리를 도왔다.
수원의 '맏형' 이운재가 14일 부산아시아드에서 열린 2010년 포스코컵 부산과의 8강 원정경기에서 3-3으로 마친 뒤 접어든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나 부산의 슛을 막아내 6-5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운재의 눈부신 선방으로 부산 원정경기 12 연속 무패(8승 4무) 행진을 이어간 수원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라이벌 서울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서울은 14일 대구와의 8강전 홈 경기에서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상대 첫 번째 키커 안델손의 실축에 힘입어 5-3으로 승리했다.
부산이 앞서가면 수원이 쫓아가는 공방전이 펼쳐졌다. 부산은 전반 16분과 후반 12분 박희도가 골을 터트렸고, 수원은 전반 23분 하태균과 후반 19분 김두현이 균형을 맞추는 득점을 기록했다. 연장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연장 전반 4분 유호준의 골로 부산이 리드했지만 9분 뒤 호세모따가 동점골을 꽂아 넣어 승부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다.
승부차기에서 이운재는 부산의 세 번째와 일곱 번째 키커인 김근철, 이정호의 슛을 정확하게 막아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수원은 이운재가 이정호의 슛을 막아낸 뒤 마지막 키커인 최성환이 왼쪽 골문을 갈라 숨막히는 승부를 마무리했다.
반면 부산은 황선홍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승부차기 승부를 펼쳤지만 아쉽게 무릎을 꿇어 2년 연속 컵대회 4강 진출이 무산됐다.
전주에서는 프로 데뷔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한 김지웅을 앞세운 전북이 리그 1위(7승3무2패 승점24)팀 울산을 2-0으로 제압하고 4강에 합류했다. 전북은 28일 이날 제주를 승부차기 접전 끝에 4-3으로 물리친 경남과 4강전을 펼치게 됐다.
부산=김두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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