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안상수 신임 대표 외에 가장 눈길을 끈 인사는 단연 재선의 나경원(47ㆍ서울 중구) 의원이다. 나 의원은 전당대회 레이스에 뒤늦게 뛰어들었음에도 3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되면서 '진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5위 내에 여성이 없으면 여성 후보 중 1위가 '여성 몫'으로 최고위원이 될 수 있지만 나 의원은 자력으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여성 자력 당선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나 의원이 30% 반영되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24.0%를 얻어 11명 후보 중 1위를 차지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그의 대중적 인기가 만만치 않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향후 여성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또 다른 후보에 비해 늦게 출사표를 던진데다 계파색도 옅어 조직이 중요한 대의원 득표에서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9.1%를 얻어 대의원 득표율에서 5위를 차지했다. 이날 전당대회 현장에서는 "나 의원의 대중 연설이 많이 늘었다"는 말도 들렸다.
나 의원이 5월 서울시장후보 경선에서 3선의 원희룡 의원을 누르고 후보 단일화를 이룬데 이어 두 달 만에 최고위원에 당선됨으로써 정치적 도약의 계기를 잡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그의 향후 발걸음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나 의원은 최고위원에 당선된 뒤 "민심이 나경원을 원한 것"이라며 "책임 있는 변화를 이끄는데 주력하면서 원칙과 소신을 갖고 합리적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나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후보 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판사인 남편 김재호(47)씨와 1남1녀.
▦서울 출생 ▦서울대 법대 ▦부산지법, 서울행정법원 판사 ▦한나라당 대변인 ▦17, 18대 의원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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