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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코골이 아이 치료해 줘야… 신나는 방학때 키가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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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코골이 아이 치료해 줘야… 신나는 방학때 키가 쑥쑥

입력
2010.07.1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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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초중고 학교가 17일부터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부모들은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자녀의 뒤쳐진 교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빡빡한 학습계획표부터 들이밀 것이다. 그런데 공부 외에 부모가 방학기간 중에 꼭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자녀의 키 성장이다. 왜소한 키는 자녀를 의기소침하게 만들고 학습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자녀의 학습계획표뿐만 아니라 '성장계획표'도 같이 짜 보는 것이 어떨까?

타고난 키보다 7~8㎝ 더 키울 수 있어

부모의 키가 크면 자녀도 크게 자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자 어린이의 예상 키는 어머니 키에 13㎝를 더한 뒤, 아버지 키를 한 번 더 합쳐 2로 나눠보면 '다 자랄 키'가 나온다. 여자 어린이는 아버지 키에서 13㎝를 뺀 뒤 어머니 키를 더하고 다시 2로 나누면 '다 자랄 키'가 된다. 키가 각각 170㎝, 165㎝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의 예상 키는 아들 174㎝, 딸 161㎝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평균이다. 요즘은 자녀가 부모 키보다 10㎝ 정도 큰 경우가 많아서, '유전적 요인이 키 성장의 80% 가량을 결정한다'는 통념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승만 하이키한의원 원장은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녀 키가 유전적인 예상치보다 7~8㎝ 더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에게서 몸집이 커지고 키가 자라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성장호르몬이다. 뇌 속의 콩알만한 크기의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며, '소마토트로핀'으로도 불린다. 성장호르몬의 양은 분비를 촉진하는 소마토리베린과 분비를 억제하는 소마토스타틴이라는 물질에 의해 조절된다.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면 모든 조직과 기관에서 단백질 합성을 촉진함과 동시에 세포를 활성화하고 증식시킨다.

성장호르몬은 연골과 뼈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골조직과 뼈 끝에서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고 뼈 세포의 세포분열을 빠르게 해 성장을 촉진한다. 대부분 수면 중에 간헐적으로 분비되며, 하루 분비량의 60~70%가 밤 10시~새벽 2시에 나온다. 따라서 키를 키우려면 밤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뼈 나이 어릴 때 치료하세요

키가 앞으로 얼마나 클 지는 뼈 나이를 보면 알 수 있다. 뼈 나이란 우리 몸의 뼈가 자라고 성숙된 정도를 말한다. 만 8세의 어린이가 뼈 나이도 8세라면 제 나이에 맞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뼈가 실제 나이보다 어리다면 현재는 또래보다 작지만 키가 자랄 가능성이 높다. 뼈 나이가 여자는 15세, 남자는 17세 이상이면 성장 치료를 해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

키 성장에는 유전적 요인보다 영양상태 불균형이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편식을 하거나 밥보다 간식을 더 좋아하고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다 보면 영양이 불균형인 경우가 많다. 특히 철분, 아연 등 성장에 필수적인 미네랄이 결핍되면 키는 더 이상 크기 힘들다.

현재까지 키 성장에 효과가 있다고 검증된 방법은 비만 예방과 햇빛을 통한 비타민 D 합성, 스트레칭과 규칙적인 운동, 성장 발달에 도움되는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 섭취 등이다. 박수성 서울아산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생활습관, 식습관, 운동습관을 개선하면 값비싼 호르몬제와 성장보조제를 먹지 않아도 충분히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 만병통치약처럼 받아들이는 성장호르몬 치료를 굳이 하겠다면 성장판이 많이 열려 있는 어린 나이일수록 좋다. 김덕희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판을 자극해 뼈를 자라게 하는 것으로, 성장판이 열려 있을 때 받아야 효과가 크다"며 "남자는 10~11세, 여자는 9~10세 이전에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천연 생약으로 성조숙증(어린 나이에 유방과 음모가 발달하고 고환의 크기가 증가하는 증상)을 억제해 성장을 촉진하는 치료를 시도하고 있다. 하이키한의원은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여자 어린이 426명(평균 나이 8년9개월, 키 133.3㎝, 몸무게 29㎏)에게 2009년 1월~2010년 5월 율무와 지모, 홍화 등으로 만든 생약제를 먹인 결과, 여성호르몬(난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 분비가 억제되면서 키가 연평균 7.2㎝ 자랐다고 밝혔다.

코 골아도 성장발육에 악영향

코골이도 키 크는 데 방해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8~10%가 습관적으로 코를 곤다. 한 연구에 따르면, 1주일에 1회 이상 코를 고는 어린이는 15.6%고 거의 매일 코를 고는 어린이도 4.3%에 이른다.

코를 고는 직접적인 원인은 상기도(코에서부터 기관이 시작되는 부분)가 좁아진 탓이다. 상기도가 좁아지면 숨을 들이마실 때 상기도 연부 조직과 공기가 마찰을 일으켜 소음에 가까운 거친 소리가 난다. 어린이의 상기도가 좁아지는 것은 입천장 쪽의 구개 편도나 목젖 뒤의 아데노이드가 정상보다 커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축농증이나 기관稚돕?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어도 코를 골 수 있다. 특히 코골이는 비만과 관련이 깊어, 뚱뚱할수록 코골이가 나타날 확률도 높아진다. 뚱뚱한 어린이가 코를 골면, 살부터 빼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어린이 코골이가 성장발육과 두뇌발달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습관적으로 코를 고는 어린이가 비만이라면 일단 살 빼는 것이 급선무다. 만일 구개편도나 아데노이드 비대로 인해 생긴 코골이라면, 이를 잘라내는 치료법이 일반적이다. 일부에서는 성장과정 중에 구개편도나 아데노이드가 저절로 작아지니,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구개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성인 수준으로 작아지는 것은 12~13세쯤인데, 그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어린이 코골이로 인한 피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물론 너무 어린 나이에 수술하는 것도 좋지 않다. 주형로 하나이비인후과 원장은 "구개편도나 아데노이드 절제 수술은 전신 마취가 필요하므로 24개월 이상, 몸무게 15㎏ 이상 돼야만 수술할 수 있다"며 "만약 코골이와 함께 부비동염, 기관지천식,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다면 이들 질환도 동시에 치료해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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