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성남시가 나올 수 있을까. 재정이 괜찮다는 성남시가 이 정도라면, 모라토리엄 사태는 얼마든지 발생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채무상환비율이 최근 4년간 10%를 넘은 지자체가 성남시를 포함해 모두 6곳이라고 밝혔다. 채무상환비율이란 지방비로 상환한 채무액이 일반재원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율, 즉 지방세 등을 거둬 빚 갚는 데 쓴 비율을 뜻한다. 부산(11.85%) 대구(13.42%) 광주(11.36%) 등 광역지자체 3곳과 성남 속초 시흥 등 기초지자체 3곳이 10%가 넘었다.
재정위기를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인 채무잔액지수(채무잔액/일반재원결산액)가 30%를 넘는 지자체도 대구(75.02%) 울산(47.15%) 강원(39.86%) 인천(39.13%) 충북(30.65%) 등 광역지자체 5곳과 시흥(141.79%)을 비롯한 속초 김해 천안 진해 연기 등 기초지자체 11곳으로 나타났다.
김동열 연구위원은 "지자체장이 선호하는 행사나 축제성 경비가 결산 세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 0.48%에서 2008년 0.61%로 커지고, 사회단체에 지급하는 이전 경비 비중도 같은 기간 3.12%에서 5.12%로 커지는 등 선심성 예산이 증가한 것이 재정 악화에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의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올해 40곳에 이른다"며 "그런데도 1995년 이후 59개 지자체의 청사 신축비용으로 2조5,000억원이 쓰였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따라서 "지자체의 재정진단·분석 제도를 보완해 조기경보시스템을 만들고 지방채에 신용등급을 부여해 관리를 엄격히 해야 한다"며 "현재 21.4%로 선진국보다 한참 낮은 국세 대비 지방세 비중을 높여 재정 자립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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