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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고민 상담 통화보다 문자로! #1388서비스 이용 늘어 작년 14만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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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고민 상담 통화보다 문자로! #1388서비스 이용 늘어 작년 14만건

입력
2010.07.1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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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사는 A(18)양은 올 초 자살을 결심했다. 아버지는 이혼 후 매일 술을 먹고 들어와 생명에 위협이 느껴질 정도로 행패를 부렸고 오빠도 폭행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생활에 평소 앓고 있던 우울증까지 도졌다. 괴로워하던 A양은 1월 청소년 모바일 상담서비스 #1388에 '죽고 싶어요. 지금 친구랑 동반자살하러 버스 타고 가고 있어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1분만에 답장이 왔다. 간단한 인적 사항을 물어본 후 상담원은 '무엇 때문에 힘든가요'라며 A양의 고민을 문자를 주고 받으며 들어줬다. A양의 상태가 조금 누그러졌고 극단적 상황도 벌어지지 않았다. 그날 이후에도 A양과 문자로 연락을 주고받던 상담원은 제주청소년지원센터에 A양의 상황을 전했고, A양은 현재 청소년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정신과 치료 등을 받으며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1388이 청소년의 고민해소 창구가 되고 있다. #1388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고민을 문자로 보내면 전문 상담원들이 24시간 대기하면서 답변을 보내는 무료 서비스. 2004년 청소년보호단체인 사단법인 동서남북 모바일 커뮤니티 주도로 시작됐으며 현재 여성가족부, 주요 통신사들이 참여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시간적 제약이 없어 청소년들의 이용건수가 2007년 2만9,985건, 2008년 9만3,565건, 2009년 14만6,676건으로 매년 폭증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대개 음성통화보다는 문자대화를 더 선호한다는 점도 #1388의 이용도가 높아진 한 요인이다.

접수된 청소년의 고민을 보면 대부분 성적이나 진로, 게임중독 등 학업 문제지만 최근에는 자살, 가정 내 성폭력 등 심각한 수준의 상담도 부쩍 늘어났다. 동서남북 모바일 커뮤니티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자살관련 상담건수는 298건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40여건)에 비해 두배나 늘었다. 이처럼 상담내용이 긴급한 조치를 요할 경우 상담원은 경찰, 지역청소년지원센터에 연락을 취해 극단적 선택을 막고 있다. 실제로 게임중독으로 부모와의 갈등이 심해진 한 청소년은 #1388 상담원에게 '가족을 죽이면 게임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내용을 보냈지만 청소년지원센터와 연계, 청소년의 일탈행위를 막기도 했다.

동서남북 모바일 커뮤니티 청소년지원서비스 김준호 팀장은 "청소년들은 막상 성폭력 등을 당하더라도 전화나 상담센터 방문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문자로는 비교적 고민을 쉽게 털어놓는다"고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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