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원, 공공장소 부르카 금지법안 통과

공공장소에서 이슬람 여성들의 눈을 제외한 온몸을 가리는 베일 ‘부르카’ 착용 금지 법안이 13일 프랑스 하원을 통과했다.

일명 ‘부르카 금지법’을 위반한 여성에게는 150유로(약 23만원), 착용을 강요한 남성에게는 1년의 징역형과 3만유로(약 4,57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법안은 찬성 335, 반대 1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9월 상원 통과도 확실시된다. 그러나 야당인 사회당 의원들은 모든 공공장소가 아닌 정부관련 건물, 교통시설, 병원 등 특정장소로 국한할 것을 주장하며 투표를 거부해 향후 논쟁이 거셀 전망이다.

현지 방송사 프랑스24는 이 법안이 세속주의 전통이 강한 프랑스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봄 여론조사 때 프랑스인 82%가 부르카 금지에 찬성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우파 정부는 “부르카를 여성 굴종의 상징물”이라며, 인권과 평등을 강조해온 프랑스적 가치에 위배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전체 착용자가 1,900명에 불과한데 굳이 법으로 막는 것이 이슬람 문화에 대한 노골적인 적개심의 표출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프랑스는 유럽 최대 이슬람 인구국으로, 이슬람 신자가 전체 인구의 10% 수준인 500만~600만명 정도로 불어났다.

채지은기자 c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