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9월 민주당 대표 경선의 입지 구축을 위해 당내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에게 회담을 요청했다고 14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간 총리는 전날 기자들에게 하토야마(鳩山) 전 총리, 마에하라(前原) 국토교통장관 등 민주당 전 대표들을 만난 데 이어 오자와 전 간사장에게도 회동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간 총리는 하토야마 전 총리, 마에하라 장관에게 국정 운영에 협력을 요청했으며 두 사람은 간 총리 지지를 약속했다. 간 총리가 참의원 선거 패배 이후 바로 당내 실력자들을 잇따라 만나는 것은 선거책임론을 돌파하고 당 대표 경선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간 총리가 경선에서 대표로 재선되기 위해서는 당내 150명에 가까운 의원 세력을 거느린 오자와 전 간사장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오자와 전 간사장과 만남이 성사되면 간 총리는 대표 경선에서 도움을 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자와 전 간사장이 간 총리의 요청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 지난달 초 취임한 간 총리가 반(反) 오자와를 표방하면서 오자와 세력 전체가 홀대 받고 있는 데다 오자와 전 간사장이 이미 대항 후보 옹립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오자와 세력은 현 민주당 집행부에 대해 선거 책임론을 거론하며 지지세력을 모아 당대표 경선에서 독자 후보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이 12, 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간 내각지지율은 38%로 열흘 전 조사에 비해 7%포인트 떨어졌다. 이 신문 조사에서 간 내각 출범 직후 지지율은 64%로 한 달여 만에 무려 26%포인트 감소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의 같은 날 조사에서도 내각지지율은 37%로 직전 조사(7월 3, 4일)의 39%에 비해 떨어졌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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