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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을 향하여… 소외 이웃 위한 무대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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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을 향하여… 소외 이웃 위한 무대 풍성

입력
2010.07.1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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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기다리는 '고도(Godot)'는 편견 없는, 모두가 함께 꿈을 꾸는 세상이다. 소외된 이웃에 시선을 돌리는 무대가 잇따른다.

극단 애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장애인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워, 원래의 작품이 가진 부조리성에 한껏 다가섰다. 블라디미르와 소년 등 3명은 휠체어를 탄 배우가, 포조(한경식)와 럭키(백우람)는 걸어서 이동 가능한 배우가 연기한다. 에스트라공(하지성)을 맡은 배우는 걸을 수 있지만 바닥에 앉아 손을 이용해 이동한다. 지난 10일 막을 올린 이래 평균 30여명의 관객들이 객석을 채우고 있다.

지체장애 혹은 뇌병변 등의 장애를 지닌 배우들의 장점도 있다. 비장애인 배우들은 움직임이 관습화ㆍ획일화되는 한계가 있지만, 이번 출연진은 몸의 불편함을 오히려 독특한 리듬으로 바꾸어 예기치 못한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3년째 장애인 연극교실을 이끌어온 연출가 이연주씨는 "대학로 연극인들이 연습을 보고는 육체의 새 리듬을 접했다며 좋아들 했다"며 "특색 있는 공연을 선보이는 집단 중 하나로 봐달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의 장애인극단으로는 휠, 춤추는다리, 노들야학 장애인극단 등이 활동 중이다. 연극적 정체성과 앞으로의 방향 등을 논의할 공동의 모임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일반 극장으로 본격 진출한 이번 무대는 실질적인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씨는 "배우들의 움직임을 최대한 배려했다"며 "연습실을 정할 때도 턱이 없는 공간을 우선시했고, 문턱 등을 없애고 경사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장애인 관객들의 출입을 돕자는 뜻도 있다.

이 극단은 서울문화재단, 구로자립센터 등의 지원금으로 현실화된 이 무대가 앞으로 본격 활동을 위한 연결 고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17일까지 미마지아트센터 풀빛극장. 010-6747-7841.

모두 가난했지만 따스했던 1960~70년대의 우리 모습을 돌이키는 닥종이 인형의 무대도 기다린다. 극단 금설의 '이불꽃'은 3대에 걸친 일가족 10명의 이야기로 당시 풍경을 재현한다. 닥종이 인형 외에 애니메이션과 그림자극 등 다양한 장치를 활용한다. 특히 재래식 출산 장면 등 잊혀져 가는 풍경이 재현되는 대목은 이 작은 무대의 큰 감동이다. 24~26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02)745-5862~3

한편 지난 4일 충무아트홀에서 장애인과 문화 소외 계층을 위해 펼쳐졌던 제 1회 '뷰티풀 마인드'공연에서는 시각장애인 이경석(13ㆍ클라리넷), 발달장애인 조현성(16ㆍ첼로) 등의 클래식 무대가 색다른 감동을 주었다. 충무아트홀은 "장애를 지녔거나 소외된 청소년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해서 무대에 설 기회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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