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스 미국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균형성장에 대해 "패배할 것 같은 어려운 전투"라고 진단했다.
스펜스 교수는 13일 국제통화기금(IMF)과 기획재정부가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아시아 콘퍼런스' 둘째 날 행사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가별로 성장 요소가 다르고 개발 단계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균형 성장은 어렵다"며 "주요 20개국(G20)은 중국, 한국 등 무역 흑자국에게 내수를 늘리기 위해 소비를 확대하는 동시에 환율 정책 변화를 요구하겠지만, 이들 국가가 이를 이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평했다.
스펜스 교수는 특히 글로벌 경제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그는 "선진국들은 예비 타이어 없이 사막을 달리는 상황이며, 금융위기 이후의 새로운 균형점으로 가는 험난하고 먼 여정에 있다"며 "문제는 현재의 경로보다 목적지가 더 안 좋은 곳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은 공동기자회견에서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개발 이슈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개발도상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들 국가의 개발 재원과 역량을 확보해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시장과 투자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세계 경제의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는데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이날 채택된'대전 성명서'에서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등 G20의 핵심 의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장국인 한국 정부의 리더십을 따르겠다"며 "세계 경제에 대한 아시아의 역할과 발언권이 더욱 강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외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틀 간 일정으로 열린 이번 콘퍼런스는 사공일 G20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의 폐막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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