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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사로 돈이 몰려온다, 왜? 자문형랩 열풍…주요 투자자문사 대표들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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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사로 돈이 몰려온다, 왜? 자문형랩 열풍…주요 투자자문사 대표들의 진단

입력
2010.07.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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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수익률의 골짜기를 타고 흐른다. 그런 관점에서 상반기 증권업계의 최대 히트상품은 '자문사 연계형 랩(자문형랩)'이다.

증권사가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운용하는 이 상품에는 지난 달 1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려, 한달 만에 그 규모가 2배(2조3,000여억원)로 커졌다. 투자자문사는 통상 5억원 이상의 여유자금이 있는 거액 자산가가 문을 두드리던 곳이었으나, 자문형 랩을 통해 수요기반이 대폭 늘어난 셈이다.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그 중심에 선 주요 투자자문사 대표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 "20%대 수익률, 유연·신속함이 강점"

박 대표는 펀드 전성기인 2004~2007년 미래에셋에서 활약한 스타급 펀드매니저. 트러스톤자산운용에서 독립해 지난해 4월 투자자문사를 세웠고 삼성증권 등과 손잡고 자문형랩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브레인은 4월 이후 약 1조원의 뭉칫돈을 빨아들였다. 13일 현재 자문형랩 계약액은 8,500억원으로, 케이원투자자문(6,000억원)과 더불어 시장의 최강자이다.

박 대표는 초우량 대형주에 대한 믿음이 강하고 운용 성적도 뛰어나다. 6월말 기준 시장수익률은 제자리 수준이지만, 브레인의 자문형랩은 20%대 수익률을 냈다. 그는 그러나 "투자 자문사는 유연하고 신속한 게 강점인데, 적정 규모를 넘어서면 이런 장점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 "소수 종목 적극 운용, 아직은 시장 초기"

박 대표는 자문형랩 열풍이 자문사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코스모투자자문(3월말 2조2,530억원)에 이어 계약액 1조2,000여억원으로 업계 2위를 지켜온 한가람은 기관 자금을 주로 취급해왔다. 그는 그러나 "자문형랩을 통해 고위험ㆍ고수익을 선호하는 개인 고객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대표는 대형펀드 운용 경험이 풍부한 스타급 매니저의 자문사 설립이 활발하고, 자문사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게 최근 호황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미래에셋이 30~40개 종목에 투자해 고수익을 내면서 펀드 열풍이 시작됐는데, 자문형 랩도 소수종목을 적극 운용한다는 측면에서 동일하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아직 시장은 초기 형성단계"라고 진단했다.

■ 김민국ㆍ최준철 VIP투자자문 공동대표 "공모펀드와 차별, 시장 영향력 커져"

서울대 경영학과 동기생으로, 재학시절 증권투자를 함께 한 두 대표는 '실제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을 골라야 한다'는 가치투자를 신봉한다. 최근 자문사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자문사 7공주'(LG화학, 하이닉스, 기아차,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테크윈, 제일모직)를 단 한 주도 보유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자문사를 주방장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에 비유했다. "주방장(매니저) 성향에 따라 자문사마다 운용스타일을 충분히 살릴 수 있고, 투자자들도 성향에 맞는 자문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그들은 또 "자문형랩이 공모펀드와는 다른 스타일로 투자하고 초과 수익률을 내면서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과대 평가를 받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 박관종 인피니티투자자문 대표 "인력 업그레이드, 운용자금 작년 2배"

박 대표는 "운용능력과 신뢰도에서 자문업계 인력 구성이 업그레이드된 게 최근 시장을 주도하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 대표 역시 지난해 인피니티로 자리를 옮기기 전 우리CS자산운용에서 수익률 하위권의 블루오션펀드를 수익률 1위로 끌어올려 시장에서 인정받은 펀드 매니저였다.

박 대표 후광 덕분에 인피니티는 최근 운용자금이 급증했다. 올들어 2,000억원이 증가해 작년 말(2,000억원)보다 2배로 불어났다. 그는 "자문사로의 자금 이동은 펀드 선진화의 시발점이며, 자문사는 시장발전을 위해 수익률과 리스크 관리에 더 철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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