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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원의 자녀 교육보감] <17> 칭찬과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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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원의 자녀 교육보감] <17> 칭찬과 격려

입력
2010.07.1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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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학생은 드물다. 모든 학생이 초반에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다. 학부모들도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학년이 올라갈수록 대다수의 학생들은 공부로부터 점점 멀어진다. 공부를 아예 포기하는 학생들도 늘어난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상당수 학부모들은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아이들만 탓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의 성적 하락 요인을 분석해 보면 바탕에는 의욕상실이 도사리고 있다. 치열한 성적 경쟁 속에서 실패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마음의 상처가 커진 탓이다.

반면에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소수의 학생들은 실패로부터 연유하는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빛나는 성공을 일궈내기도 한다. 그 차이는 어디서 발생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녀가 실패를 경험했을 때 부모님 등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어떠했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나타난다.

자녀가 처음에 공부를 잘하면 대다수의 부모는 크게 칭찬한다.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또 더욱 잘하라는 의미에서 아낌없는 칭찬과 함께 자녀가 만족할만한 보상을 해준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자녀도 부모의 칭찬과 보상에 크게 고무되기 마련이다.

다행히도 자녀가 그 후에도 공부를 잘하면 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문제는 매번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가 어렵다는데 있다. 상대평가로 인한 성적서열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성공보다는 실패를 경험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현재의 우리 입시구조상 일부 학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실패하는 순간 주변의 반응이, 특히 부모가 갑자기 칭찬에서 '비난'으로 돌변하는 반응을 보이면 자녀의 심리는 극도로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된다.

잘하면 칭찬하고 못하면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하는 학부모들이 있다. 따끔하게 지적을 해야 자녀가 자극을 받아 다음번에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 아니냐고 항변하는 경우도 많다. 성적이 부진한 것은 아이에게 책임이 있으므로 '따끔한 충고'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선의(善意)로 가장된 이런 식의 '비난'이 자녀의 마음속에 어떤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오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헤아리지 못한 채 말이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성적표를 받아오기 시작하면 무조건 앞서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성적이 계속 부모의 기대에 부합하면 칭찬을 하지만 조금이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비난을 가한다.

다음번에 잘하도록 격려하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실패에 따른 비난이 자녀의 공부 의욕을 꺾어 공부로부터 도망가려는 심리상태를 만든다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비난 대신 격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부모도 있다. 지금까지의 결과에 대해 낙담하지 않고 앞으로의 가능성에 희망을 거는 것이다. 이런 부모들은 자신의 기대와 노력이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실패한 아이가 받은 마음의 상처에 더 가슴 아파한다. 이런 부모의 슬하에서 대기만성형 학생들이 나온다.

현재의 결과는 실망스럽지만 자녀가 노력하는 모습에 긍정적이고 진지하게 반응해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꺾이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것이다.

칭찬보다 중요한 것이 격려다. 성공했을 때의 칭찬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패했을 때의 격려가 더 소중하다. 말이 좋아서 그렇지 막상 해보려면 격려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경쟁상황에서 늘 남보다 조금이라도 앞서가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격려보다는 비난을 하기 십상이다.

경쟁에 앞서가는 모습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능력에 맞게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에 진심으로 반응해줄 필요가 있다. 눈앞의 결과인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자녀의 가능성에 주목하자. 또 반드시 하루에 한마디라도 자녀에게 다정한 격려의 말을 건네자. 아이의 마음이 나날이 튼튼해질 것이다.

우열의 관점에서 아이를 남과 비교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내 아이만이 가진 장점에 집중하자. 잘하는 것은 더 잘하게, 잘하지 못하는 것은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자. 세상이 비난을 일삼더라도 부모만이라도 자녀의 실패에 대해 격려해주면 자녀의 잠재력은 머지않아 활짝 꽃을 피울 것이다.

성공했을 때의 칭찬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패했을 때의 격려가 소중하다.

비상교육공부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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