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가 아프리카 동부지역으로 급속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70여명이 사망한 우간다 폭탄 테러가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의 이슬람 급진 무장단체 알샤하브의 소행으로 밝혀지면서 주변국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평범한 지역 무장단체가 알카에다의 지원을 받아 과격한 국제테러 집단으로 변질했다는 점에서 ‘제2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알샤하브의 셰이크 알리 모하무드 라케 대변인은 우간다 폭탄 테러 사건을 자신들이 일으켰다고 12일 주장했다. 또 “우간다가 자신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소말리아에 아프리카 평화유지군 병력을 보내 주민들을 살해했다”며 자신들의 살인행위를 정당화했다. 같은 이유로 인접국 부룬디에게 대해서도 경고했다. 알샤하브가 국경 넘어 테러공격을 실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통신은 이번 사건이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며 동아프리카의 안보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분석했다.
알샤하브는 2006년 무력투쟁을 통해 한 때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를 점령했던 이슬람법정연대(ICU)의 무장분파다. 2006년 미국의 지원을 받는 에티오피아군의 공격으로 ICU가 무너지는 과정에서 알샤하브는 저항 세력으로 남았다. 그들의 목표는 현 정부를 무너뜨리고 엄격한 이슬람 율법국가를 세우는 것이다. 알샤하브는 우선 에티오피아를 비롯해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우간다와 부룬디를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특히 알샤하브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에서 전투를 경험한 노련한 국제 이슬람 무장세력들과 연계를 적극 추구하면서 자살 폭탄 테러를 비롯한 극단주의적 전략과 전술을 대거 받아들이며 공격성을 키웠다. 지난해에는 알카에다와 연합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알샤하브가 17세 이하의 소년병들을 징집해 전장으로 내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알샤하브는 ‘청년’이라는 뜻이다.
알샤하브의 급성장은 아프리카를 넘어 미국까지 위협하고 있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미 당국이 올해 초 알샤하브가 수십 명의 소말리아계 미국인들을 포섭해 소말리아에서 무장투쟁에 가담하도록 유도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했었다고 보도했다. 알샤하브가 마음만 먹으면 미국 본토에서도 테러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조니 카슨 미 국무부 아프리카담당 차관보는 “알샤하브가 이제까지는 소말리아에 국한된 암이었지만 이제 암세포가 확산돼 국경을 넘어 국제사회를 감염시키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소말리아에 개입한 나라들은 앞으로 알샤하브의 테러를 막는 데 신경을 써야 하는 한편 소말리아를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더욱 강력하게 개입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