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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격태격 마일리지, 한 발 물러선 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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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격태격 마일리지, 한 발 물러선 항공사

입력
2010.07.1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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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유효기간 2배 확대 등을 포함한 항공 마일리지 제도 개선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어서 마일리지 논쟁의 새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선안 역시 마일리지의 자유로운 사용이라는 근본적 해결책과는 거리가 있어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나라에 항공마일리지 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84년. 아메리칸항공이 'A어드밴티지(AAdvantage)'라는 이름의 마일리지 제도를 세계 최초로 도입한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항공사들은 애초 마일리지 제도를 '효과는 높고 부담은 적은' 홍보 수단 정도로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항공기를 자주 이용했던 고객이 많지 않아 마일리지 활용도도 낮을 것이라는 예측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항공기 이용객이 폭증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회원은 1,600만명, 아시아나항공은 1,4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마일리지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항공사들은 수시로 제도를 바꿨고, 이는 마일리지 분쟁의 중요 원인이 됐다.

2002년 대한항공이 마일리지로 이코노미석을 구매할 경우 공제되는 마일리지 규모를 북미의 경우 5만5,000마일에서 7만마일로 확대키로 한 것이 논란의 시발점이었다. 2004년부터는 항공사들이 카드사 제휴 마일리지 단가를 인상하면서 카드 회원들에게 돌아가는 마일리지 혜택이 축소됐다. 논란의 결정적 계기는 마일리지 유효기간 설정이었다. 2008년7월부터는 대한항공이 5년이라는 유효기간을 설정했고, 아시아나 항공도 3개월 뒤 이를 따랐다.

마일리지가 고객의 생각과 달리 언제라도 사용 가능한 무료 항공권이 아니라는 점도 불만의 요인이었다. 성수기에는 사용이 거의 불가능했고, 비수기에도 이용에 많은 제한이 따랐다.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간 갈등은 2009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로 극에 달했다. 경실련은 당시 "항공권 판매를 위해 근본적으로 수용 불가능한 수준으로 마일리지를 적립해준 것과 그 실상을 고객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결국 대한항공이 이번에 한 발 물러섰다. 공정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0년으로 확대하고 2008년7월 이전에 적립된 마일리지에 대해서는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마일리지로 예약 가능한 좌석 비율도 현재의 4%에서 8%까지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이 방안 역시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자유로운 마일리지 사용'이라는 고객의 숙원 해결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에서는 차제에 마일리지 고객수와 이용가능 좌석수 등을 완전 공개한 뒤 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항공업계에서는 "현실과 거리가 먼 주장"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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