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계에 음성 검색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음성 검색은 IT 기기나 서비스 이용 시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는 대신, 목소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가 우리 말을 알아 듣는 셈이다. 이같은 음성 검색 기능은 포털에서부터 스마트폰과 네비게이션은 물론 홈네트워크까지 IT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음성 검색 붐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포털과 스마트폰. 특히 최근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편리한 스마트폰으로 포털 사이트를 찾는 엄지족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음성 검색 기능 채용도 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인 구글은 지난 달 중순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에 이어 국내에 한국어 음성 검색 서비스도 공개했다. 서비스를 이용할수록 발음과 억양, 검색어 조합에 관한 정보가 축적되면서, 보다 정확한 검색 결과가 제공된다는 게 구글 측 설명이다. 최근 들어 케이블 TV와 극장에서 '입으로 검색하자'는 광고까지 등장했다. 구글은 향후 휴대폰에 대고 말을 하면 문자나 이메일 등 텍스트로 전환해 전송해 주는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자사의 '윈도 모바일'에 음성 검색 기능을 내장, 인터넷 검색과 단문문자서비스, 전화걸기, 각종 생활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MS의 검색엔진인 '빙'에서도 목소리로만 문자 보내기 등이 가능한 음성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포털 사이트 가운데 가장 먼저 음성 검색 기능을 적용시킨 업체는 다음(Daum)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공동 개발에 착수, 올해 6월부터 키워드 중심의 음성 검색 기능을 선보였다. 한 단어는 물론 두 단어 이상이 조합된 검색 키워드까지 찾아주는 게 특징이다. 다음은 현재 ETRI와 함께 개발 중인 소음처리기술을 적용, 조만간 소음 환경에서도 정확한 음성 검색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네이버도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현재 모바일 음성 검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네비게이션 업계에서도 음성 검색 기능은 속속 탑재되고 있다. 특히 주행 중 손가락을 대신해 음성으로만 목적지 검색이 가능해 운전 중 네비게이션 조작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파인디지털은 최근 목적지 검색은 물론 다양한 주요 기능을 목소리로만 작동 가능한 '파인드라이브 iQ 3Dv' 제품을 공개했다. 음성 인식 단어 수를 100만 어휘까지 늘려 목적지 검색 성공률을 높였다. ETRI 원천기술이 적용된 이 제품의 음성 인식 검색 기능은 단어 단위로 인지하는 과거 방식 대신, 음성을 일일이 자음과 모음 등의 음소 단위로 분석해 문자로 바꿔주는 구조로 이뤄졌다.
AP시스템이 내놓은 '밉피 AP1 보이스'도 내비게이션도 음성 검색 기능을 탑재했다. 이용자의 억양이나 사투리, 발성 습관 등을 분석해 작동하는 방식의 '화자 적응 기능'을 구현했다.
홈네트워크 분야에서도 음성 검색 바람은 거세다. 서울통신기술을 비롯해 현대통신과 코콤 등 역시 음성 인식 기능이 적용된 홈테트워크 시스템을 개발,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선 확대까지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함과 편리함을 추구하려는 스마트 기능이 IT기기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런 트렌드에 적합한 음성 인식 기술은 향후 태블릿 컴퓨터(PC)와 MP3 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등을 포함한 각종 디지털 기기로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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