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14학년도부터 모든 응시자는 고교에서 한국사 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학생들이 우리나라 역사에 최소한의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며 한국사를 이수하지 않으면 학생부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의 조치에서 한 걸음 더 나가 한국사를 아예 고교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자는 의견도 있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 등 여야 의원 11명은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한국사 성적을 반드시 포함시키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또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7월부터 직원을 채용할 때 한국사 능력을 반영하는 '공기업ㆍ준정부기관 인사운영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대학과 공공기관이 한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며, 미래의 방향타이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과 달리 학교에서의 역사교육은 갈수록 소홀해지고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대로면 고교 1학년 필수과목인 한국사가 내년부터는 선택과목으로 바뀐다. 서울대 인문계를 빼고는 입학전형에서 국사과목의 성적을 필수로 요구하는 대학이 없다. 당연히 학생들이 한국사를 공부하지 않는다. 2010학년도 수능시험 응시자 가운데 10.9%만이 한국사를 선택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국사를 필수과목이나 교육의 중심에 두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 명문대에 가려면 반드시 중국사를 공부해야 하는 중국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 결과 간도가 어디에 있는지, 강화도 조약이 어느 나라와 맺은 어떤 조약인지, 정신대가 무엇인지, 독도가 왜 우리땅인지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 TV드라마를 통해 왜곡되고 과장된 역사만 접할 뿐이다. 학생의 과목선택권 강화도 좋고, 입시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좋다. 그렇다고 우리의 역사까지 함부로 팽개쳐서는 안 된다. 더구나 올해는 일제가 우리 민족의 역사를 빼앗은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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