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3D영화 시대를 열어젖힐 영화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미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 중인 작품이 1편, 그리고 2편은 막 촬영에 들어갔다. 장르도 미스터리 멜로와 역사물, 스릴러 등으로 나뉘어 각기 개성을 발산할 태세다. 한국형 3D영화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속도는 이성재, 김지훈, 박현진 주연의 '나탈리'가 가장 빠르다. '동승'의 주경중 감독이 연출을 맡아 조각가와 미술평론가, 현대무용 전공 대학생 등 세 남녀의 시공을 넘나드는 사랑과 비밀을 풀어낸다. 지난달 6일 촬영을 끝냈고, 9월말쯤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스터리 멜로라는 장르 특성상 제작비는 많이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탈리'의 강성욱 프로듀서는 "국내 첫 3D 촬영이라 주변의 만류가 많기도 했지만 3D가 주류로 떠오르고 있으니 안 할 이유도 없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3D가 처음이다 보니 밤새 테스트하고 다음날 촬영하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주자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기획, 제작하는 '제7광구'다. 고립무원의 석유시추선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해저괴물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안성기와 오지호, 박철민, 송새벽 등이 출연하며 '화려한 휴가'의 김지훈 감독이 현장을 지휘한다. 지난달 16일 크랭크인해 9월 촬영을 마칠 예정이다. 제작비는 100억원가량으로 2011년 여름시장을 겨냥한다. 제작사 JK필름의 한지선 기획실장은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지향하는 본격적인 3D영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역사물 '현의 노래'는 지난 1일 공식 촬영을 시작하며 '제7광구'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작가 김훈씨의 동명 원작소설을 밑그림으로 가야 출신 신라 음악가 우륵의 부침 많은 삶과 사랑을 그린다. '현의 노래' 관계자는 "제작비는 100억원대로, 정치와 사회상까지 담아낸 원작과 달리 우륵에 집중하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탈리'의 주경중 감독이 메가폰을 쥐었고, 2011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7광구'와 '현의 노래'가 예정대로 개봉하면 한국영화끼리의 3D 빅 매치가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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