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이 1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남아공 월드컵 폐막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향한 여정의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 그러나 선수 생활의 전성기를 넘어서고 있는 이들은 새로운 월드컵을 기약할 수 없다.
가장 아쉬움이 많을 이들은 부상으로 남아공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거나 기대 이하의 활약에 그친 베테랑들이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독일 축구의 아이콘으로 군림했던 미하엘 발라크(34ㆍ첼시)는 발목 부상으로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나이를 고려할 때 브라질 월드컵은 언감생심. 이 뿐 아니라 향후 대표팀 내 입지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메주트 외칠(22ㆍ베르더 브레멘), 토마스 뮐러(21ㆍ바이에른 뮌헨) 등 '젊은 피'가 팀의 중심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이번 대회에서 독일은 발라크의 공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팀 내외의 압박도 거세다. 그를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찬 필립 람(27ㆍ바이에른 뮌헨)은 주장 직을 자발적으로 내놓을 수 없다고 말했고, 독일 축구의 전설 로타르 마테우스는 발라크에게 대표팀 은퇴를 권유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거미손 잔루이지 부폰(32ㆍ유벤투스)은 허리 부상으로 조별리그 1차전에 45분간 출전하는데 그쳤다. 이탈리아는 16강 진출이 좌절되며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고, 부폰은 부상을 안고 출전을 강행한 결과 수술대에 올라 최소 3개월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골키퍼는 상대적으로 필드 플레이어에 비해 수명이 길지만 부폰의 나이를 고려할 때 브라질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탈리아의 야전 사령관 안드레아 피를로(31ㆍAC 밀란)의 브라질 월드컵 출전도 불투명하다. 그는 종아리 부상으로 조별리그 1,2차전에 결장했고 슬로바키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2-3)에 교체로 나서는 투혼을 보였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일본의 나카무라 ?스케(32ㆍ요코하마 마리노스)는 '월드컵 징크스'를 털어내지 못한 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글래스고 셀틱(스코틀랜드)에서 활약하던 2006~07 시즌 리그 MVP에 오르는 등 화려한 선수 생활을 한 나카무라지만 월드컵에서는 불운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최종 엔트리에서 낙마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일본은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시련을 겪었다. 나카무라는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발목 부상을 당했고 신예들에 밀리며 팀의 16강 진출에 별다른 공을 세우지 못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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