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이 태극전사가 못 이룬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인생 재기'의 슛을 날리는 이들은 노숙인 판매잡지 '빅이슈 코리아' 축구팀 선수들이다. 이들은 오는 9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홈리스 월드컵'에 초청받았다. 우승을 목표로 정한 노숙인 축구단은 다음 주부터 토요일마다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2003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홈리스 월드컵은 각국의 노숙인 대표팀이 참가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9월16일부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해 대회에는 전 세계 60여 개국 대표팀이 참가한다.
이들이 축구단을 꾸린 것은 지난 5월. 빅이슈 코리아 사업단은 노숙인의 건강한 자립을 지향하는 정신에 따라 축구단을 만들었다. 팀원 15명 전원은 잡지 판매사원이자 어엿한 국가 대표 축구 선수로서 '1인 2역'을 해내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업단 진무두 판매국장은 11일 "잡지 판매만 할 것이 아니라 1인 1취미를 갖게 해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자는 취지에서 축구단을 꾸렸다"며 "지난 5일부터 잡지 판매를 시작했는데 다음 주부터는 축구 훈련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빅이슈 코리아 스포츠사업단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도 훈련에 동참한다. 서울시는 연습장을 제공했다. 조만간 전문 코치도 영입해 체계적인 훈련도 받을 생각이다.
그러나 노숙인 축구단이 홈리스 월드컵에 참가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남아있다. 축구단은 창단했지만 아직 유니폼조차 없다. 또 약 3,000만원에 이르는 훈련 및 참가 비용을 후원해줄 기업이나 독지가를 만나지 못했다.
진 국장은 "홈리스 월드컵에 참가했던 노숙인이 약물,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는 등 축구를 매개로 새 삶을 찾은 사례가 많다"며 "후원사가 빨리 나타나 대회 준비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원 문의는 사업단 대표번호(02-766-1115)로 하면 된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