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사느라 진 빚과 어린 두 딸만 남겨두고 갔네요. 고생만 하다 갑작스레 떠났는데. 큰 딸(중1)의 대학 진학까지는 동료들이 돕고자 합니다." (법무부 한 관계자)
지난 1일 새벽 퇴근길에 교통사고로 숨진 고 송진섭(45) 법무부 범죄예방기획과장(사법연수원 22기)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법무부와 검찰 선후배들이 유족 돕기에 나섰다. 고인이 남긴 재산이 대출 받아 산 아파트가 거의 전부고, 전업주부인 부인이 이제 은행 빚과 어린 자녀 교육 등 생계 전반을 책임지게 됐다는 사정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이달 초 검찰 내부통신망에는 "송 검사의 큰 딸이 어려움 없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앞으로 5년간 매월 1만원씩 유족의 계좌로 자동이체하자"는 한 동료의 글이 올라왔다. 호응이 번지면서 법무부 과장급 간부들은 2,000만원을, 평검사들은 1,000만원을 모았다. 성금은 며칠 새 7,000만원이 모여 최근 유족에게 전달됐다. 송 검사가 근무했던 범죄예방기획과도 다음달부터 월 1만원씩 유족 계좌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송 검사의 사법연수원 선배인 한 관계자는 "송 검사를 20년 넘게 지켜봤지만 언제나 공을 다투는 법 없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다"며 "갑자기 떠나 보내 마음이 아프고, 유족이 앞으로 생계를 어떻게 꾸려나갈지 걱정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돕고 싶다"고 말했다. 송 검사의 대학동기들도 최근 모임을 갖고 부인의 일자리를 알아보기로 하는 등 유족을 도울 다양한 방법을 의논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지기 전 송검사는 아동 성범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전자발찌 관련 법안과 화학적 거세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애썼다.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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