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부품의 정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공장 내부는 반도체 공장과 같은 수준의 미세 먼지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먼지와 전쟁을 하고 있는 셈이죠."
8일 오후 현대모비스 충북 진천공장을 안내한 김진산 부장이 제일 먼저 강조한 말이다. 공장 외경도 자동차 부품회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다. 공장 내부로 들어 가려면 3단계 먼지 제거작업을 거쳐야 한다. 우선 방문객의 옷에서 먼지가 떨어지지 않도록 특수 제작된 옷과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 또 특수 용액으로 신발을 다시 세척한 뒤 작은 실험실처럼 생긴 클린 룸에 들어가 옷을 다시 정화한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들어 간 공장 2층은 첨단 전자회사를 연상케 한다. 한쪽에서는 손톱보다 작은 회로도(칩 마운터)를 특수 제작한 기계가 인쇄하고 있다. 칩 마운터는 내비게이션은 물론 각종 자동차 전자 장비에서 사람의 뇌와 신경 역할을 하는 것. 김 부장은 공장 내부 바닥을 가리키며 "바닥도 먼지 제거를 위해 특수 제작된 것으로 비싼 수입 대리석 보다 고가"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관리된 공장 내부는 1평방피트 공간에 0.1㎛(1㎛은 1㎜의 1,000분의 1)크기의 미세먼지 몇 개만을 허용하는 극청정 수준인 '클라스 1,000의 청정도'를 갖고 있다. 첨단 반도체 공장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또 정전기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설비와 생산 직원은 전기저항을 10오옴(인체에 자연발생적으로 흐르는 것의 10분의 1수준)이하로 유지하고 있으며, 내부 습도는 59%, 온도는 25도에 맞춰져 있다.
이 같은 생산 환경을 유지하는 이유는 최첨단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AVN) 때문이다. 흔히 내비게이션으로 부르는 AVN은 길 찾기 기능뿐 아니라 전화,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에어백 통제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자동 체킹 장치(TPMS), 주차안내 시스템(PGS) 등이 더해져 한층 똑똑한 기기로 거듭나는 추세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AVN의 최첨단 기능과 이를 물리적으로 자동차에 구현하는 최적의 방식에 대한 본격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시속 50㎞ 이상 주행하면서 차선을 침범했을 때 경고음과 함께 조향 장치가 자동 작동하는 기기(차선유지 도움장치ㆍLKAS), 앞차와의 거리를 최소 4m로 유지하는 장치(차간거리 제어기기ㆍSCC) 등에 대한 연구를 조만간 마치고 2012~2013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마디로 첨단 전자공학과 기계공학을 결합시켜, 꿈의 자동차 구현에 한발 다가서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자동차 부품에서 40%를 차지하는 전자장비(전장) 부품의 비율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것의 시장 규모는 올해 1,400억 달러, 2015년에는 1,9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영철 현대모비스 상무는 "기존 핵심부품과 모듈(부품 덩어리) 부문, 친환경 부품과 함께 정보기술(IT)통합 전장 부품을 회사의 3대 주력 사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라며 "연구개발(R&D) 비용을 현재 3,500억원에서 2015년 6,500억원으로 대폭 늘려 현재 15조 규모의 매출 규모를 10년 뒤 30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천=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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