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이 이끄는 연립여당이 과반수 의석 유지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민주당 정권은 출범 10개월만에 중의원 다수당 정권에 그쳐 참의원 과반 확보를 위해 새 연립을 꾸리지 못할 경우 국정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또 선거 패배 책임을 추궁 당해 9월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가 재선에 실패, 다시 총리가 교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NHK가 이날 오후 8시 투표 마감 직후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참의원 의원의 절반을 새로 뽑는 이번 선거에서 재선 대상인 54석을 밑도는 44~51석 확보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의석은 기존 116석에서 106~113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연립정권에 참여한 국민신당은 0~1석밖에 얻지 못해 전체 의석이 6석에서 3~4석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립여당은 후보를 내지 않은 신당일본의 1개 의석을 더하더라도 참의원 전체 242석의 절반인 121석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연립여당은 선거 전 123석으로 참의원 과반을 차지했다.
반면 자민당은 재선 대상인 38석에서 최소 8석이 늘어난 46~52석을 획득해 기존의 전체 72석에서 최대 86석까지 의석을 늘릴 것으로 나타났다. 참의원 1개 의석에 불과했던 신생 다함께당이 8~11석을 확보하며 제3당으로 성큼 부상한 것도 눈에 띈다. 공명당, 공산당, 사민당 등 주요 야당과 신당개혁 등 기타 신생당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민주당 패배에는 선거를 앞두고 간 총리가 소비세율 인상 방침을 제기, 유권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토야마(鳩山) 정권의 정치자금문제,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 이전을 둘러싼 정책 혼란 등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도 적잖게 작용했다.
간 총리는 이날 "획득 의석에 관계없이 재정개혁, 경제성장, 사회보장 정책을 추진해가겠다"며 총리직 고수 의사를 밝혔다고 NHK는 전했다. 하지만 민주당내 최대 세력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 그룹은 현 지도부에 선거패배 책임을 물을 태세여서 9월 하순 당대표 선거 때까지 당내 분쟁이 격심해질 전망이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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