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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약소국 지원금이 관광 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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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약소국 지원금이 관광 자금?

입력
2010.07.1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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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인천시가 아시아 스포츠 약소국 지원을 위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출연한 기금이 당초 취지와 달리 쓰여 논란을 빚고 있다. 이 기금의 상당액이 전ㆍ현직 국회의원과 시의원 등의 관광성 외유 자금으로 쓰였다는 지적이 일기 때문이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2007년 4월 아시안게임을 인천에 유치할 당시 스포츠 약소국 지원 프로그램인 'VISION 2014'을 발표하고, 시금고인 신한은행과 기업체와의 스폰서십, 시예산 등을 통해 총 2,000만달러(200억원)의 기금을 확보했다. 시는 2014년까지 7년간 매년 285만달러를 OCA에 출연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본래 취지와는 달리, 이 지원금이 국회의원 등의 해외 관광성 나들이 용도로 사용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전ㆍ현직 국회의원 9명과 조직위 관계자 등 20여명은 이달 2일 인천공항을 출국해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럽 각지를 둘러보고 10일 귀국했다.

이번 방문에는 한나라당 유정복, 최구식, 홍일표, 민주당 이찬열, 원혜영, 최규성,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 현역 의원 7명과 유인태, 이호웅 전의원, 이들의 부인 4명이 동행했다. 또 이연택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장과 신용석 부위원장, 인천지역 언론사 사장 2명 등도 동행했다. 국회의원 부인과 민간인 여행비는 자비로 충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제는 국회의원 등 나머지 참가자들은 OCA 경비를 사용했고, 방문 일정도 관광성 외유 스케줄 위주로 짜여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일정을 주도한 신용석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 부위원장은 2006년 아시안게임유치 위원장 당시에도 "유치위원회 서울사무소를 자신이 대표이사를 지낸 여행사와 같이 사용해 1년 이상 거액의 임대료를 유용했다"고 주장하는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기도 했다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신 부위원장은 현재 서울 소재 이 여행사의 이사로 등재돼 있다.

앞서 지난해 2월 22일에도 일주일 일정으로 신 부위원장이 인솔해 인천 시의원 10여명과 함께 스위스 로잔과 영국 런던 등을 방문했으며, 이 비용 역시 OCA 출연금에서 충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부적절한 외유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관계자는 "시가 최근 서구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 재검토 문제로 지역사회에 갈등이 증폭되는 시기에 고위 공직자들이 대거 관광성 외유에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런 여행이 스포츠 약소국 지원과 무슨 연관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이번 방문은 아시안게임유치에 기여하고 앞으로 도움을 줄 인사들을 중심으로 참가자를 정해 OCA와 협의해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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