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이 환한 미소를 되찾았다.
전북 현대의 이동국이 K리그 복귀 무대에서 2골을 터트리며 '월드컵 후유증'을 깔끔히 털어냈다.
이동국은 10일 오후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대구FC와 홈 경기에서 후반 31분과 47분 연속골을 터트리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남아공 월드컵 휴식기를 맞아 두 달 만에 재개된 K리그 첫날, 이동국은 후반 9분 김형범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1만2,000여 홈 팬들은 지난해 득점왕을 박수로 환영했다.
남아공에서의 아쉬움을 말끔히 털어내기에 충분한 멀티골이었다. 후반 31분, 루이스가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볼이 골 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왔다. 대구 골키퍼 백민철이 쳐낸 볼이 공교롭게도 골 지역 오른쪽에서 도사리던 이동국에게 떨어졌고, 침착하게 왼발로 볼을 컨트롤한 뒤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45분 한 차례 크로스바를 강타한 이동국은 2분 뒤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대구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왼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하던 최태욱이 아크 중앙으로 패스를 연결했고, 쇄도하던 이동국이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보고 키를 넘기는 로빙 슛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로써 7골을 기록한 이동국은 9골로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는 루시오(경남)와 유병수(인천)의 뒤를 바짝 쫓아 '득점왕 레이스'에도 불을 당겼다. 전반 27분과 후반 6분 로브렉이 2골을 터트려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전북은 이날 승리로 5승4무2패(승점 19)를 기록, 6위로 2계단 뛰어 올랐다. 이동국은 "월드컵 이후 주위에서 격려를 많이 해줘 힘이 났다. 편안한 마음으로 운동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동국은 98년 포항을 통해 K리그에 데뷔한 이래 통산 93골(29도움)을 기록, 현역 선수 최초의 100골 달성을 위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K리그에서 100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우성용(116골)과 김도훈(114골), 김현석(110골), 샤샤(104골), 윤상철(101골) 등 총 5명. 그러나 모두 현역에서 은퇴했거나 국내 무대를 떠난 상황. 전북이 올 시즌 K리그와 포스코컵에서 최소 18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조만간 목표 달성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한편 이날 전남 드래곤즈와 홈 경기에서 K리그 데뷔전을 치른 설기현(포항)은 선발 출전했지만 득점과 도움 없이 61분을 뛰고 교체됐다. 포항과 전남은 1-1로 비겼다.
김종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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