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고닉 지음ㆍ이희재 옮김/궁리 발행ㆍ전 5권ㆍ5만원
하버드대 수학과 출신 만화가의 30여년 공력이 깃든 역사 학습만화다. 1990년 첫 책이 나온 뒤 완간까지 20년이 걸렸다. 전공 학과를 최우등의 성적으로 졸업하고 물리학, 사회과학 등 다방면에 관심을 가졌던 래리 고닉(64)은 이 학습만화에 서양 중심의 세계사가 아닌 우주 역사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집대성했다.
빅뱅부터 시작한 장정은 9ㆍ11 테러 이후 아프간전쟁에서 막을 내린다. 작가는 아시아는 물론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각 대륙을 균형있게 다룬다. 따라서 주류 역사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진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아메리카를 실질적으로 개척한 것은 영국이 아니라 프랑스였고, 중국에 아편을 수출해 벌어들인 돈으로 영국의 노예 해방이 가능했다는 날카로운 지적 등이 그것이다. 진화론과 상대성이론, 유물론 등 역사를 바꾼 과학 및 이념의 개념도 쉽게 설명한다.
저자의 박물학적 지식과 역사관, 고급 유머와 풍자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는 각 권마다 평균 100권이 넘는 참고문헌 목록과 짧은 서평까지 달아놓았다. 만화의 신뢰성을 높이고 독서의 확대를 돕는다. 아직 세계관이 덜 형성된 어린 독자에게는 균형잡힌 역사관을 길러줄 수 있고, 어른이 읽어도 유익한 만화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