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고/ 아프리카 녹색혁명 돕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고/ 아프리카 녹색혁명 돕기

입력
2010.07.09 12:20
0 0

6ㆍ25 전쟁 때 우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큰 도움을 받았다. 에티오피아는 보병 대대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전투비행대대를 파견하였다. 60년이 흐른 이제는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우리가 아프리카 식량문제 해결을 돕는 것으로 보답할 차례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노먼 볼로그박사가 주도한 1960년대의 녹색혁명은 아시아와 남미 등의 수억 인구를 기아에서 해방시켰으나 아프리카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 동안 선진국들은 다양한 동기로 아프리카를 도왔다.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유엔에서 한 표를 얻는 대가로, 과거 식민지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천연자원 확보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순수하지 않은 원조는 아프리카를 '원조의 덫'에 빠뜨렸다. 막대한 원조자금이 부패 관료의 호주머니로 흘러 들어가고 일반의 삶은 더욱 어려워진 폐해는 잠비아 출신 경제학자 담비사 모요의 책 에도 잘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아프리카 원조는 성격이 다르다. 세계인이 경탄한 녹색혁명과 경제발전 경험을 전수하는 것이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세계로 뻗어 나간 정신이 그 핵심이다. 우리는 국제미작연구소 등과 국제협력을 통하여 통일벼를 개발, 쌀을 자급하는 데 성공하여 보릿고개와 작별했다. 또 자조와 자립 정신으로 새마을운동을 일으켜 농촌혁명을 이룩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농업기술훈련과 정신교육을 병행하는 국제협력은 아프리카 농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1972년부터 400여명의 아프리카 농업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전문교육을 실시하였다. 1980년대 말 '글로벌 2000 가나 농업프로젝트'에 한국 토양학자를 참여시켜 가나의 쌀 생산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알제리에는 양액씨감자 재배기술을 보급했으며, 나이지리아에는 미곡처리 기술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우간다 부통령, 짐바브웨 총리, 탄자니아 총리 등이 잇따라 농촌진흥청을 직접 찾아와 농업기술지원을 요청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케냐 농업연구청에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 : Korea Project on International Agriculture)를 설치하여, 케냐 농업 발전에 도움이 될 기술을 공동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가축 인공수정기술과 씨감자 증식기술을 보급하고 대표적인 벼농사지역인 무예지역에 자전거 탈곡기와 못줄 모내기 기술을 성공적으로 전파해 현지 농민과 언론이 환호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알제리와 민주콩고에도 KOPIA 센터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정부는 아프리카 식량문제를 풀기 위한 농업발전과 농촌개발을 더욱 체계적으로 돕기 위하여 한ㆍ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KAFACI : Korea-Africa Food and Agriculture Cooperation Initiative)를 만들었다. 6일 서울에서 구성된 KAFACI의 정식 출범식에는 아프리카 16개국의 농업부 장ㆍ차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출범식은 아프리카와 우호와 사랑을 나누고 우리의 국격을 높이는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KAFACI를 통하여 아프리카에 전하려는 희망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일을 아프리카도 할 수 있다. 우리의 경험이 아프리카에 도움이 된다면 우리의 손을 잡기 바란다."

나승렬 농촌진흥청 기술협력국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