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미국인 에드 넝게서씨는 7년 전만 하더라도 거의 시각장애인에 가까웠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찾아온 시력감퇴로 글을 읽지 못한 것은 물론 눈 앞의 사물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그저 모든 것이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본 뉴스는 넝게서씨의 인생을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바꿔 놓았다. 의사들이 시력을 회복시킬 새로운 기술을 임상 실험한다는 보도였다. 넝게서씨는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에 실험에 참여했다. 넝게서씨는 “아무 것도 볼 수 없던 나로서는 의사들이 내 눈을 뽑아가도 상관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뉴스를 접한 지 두 달 뒤 그의 눈에는 손녀의 얼굴이 또렷이 각인됐다.
마법과 같은 넝게서씨의 사례가 의학계에서 현실이 돼 상용화될 전망이다. 미 abc뉴스는 “미 식품의약국(FDA)는 7년의 임상실험을 거쳐 망원경을 눈에 이식하는 수술법을 최근 승인했다”고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술은 완두콩 크기로 동그랗게 만든 망원경을 한 쪽 눈 중앙에 이식한다. 희미하게 보이는 다른 눈은 주변시야 확보를 위해 시술하지 않고 남겨둔다. 두뇌는 망원경이 확보한 시야와 시술하지 않은 눈을 통해 들어온 주변시야를 하나의 단일한 시각 이미지로 결합시켜 또렷한 영상으로 인식한다고 임상실험을 한 매사추세츠 병원 의료진은 설명했다.
그러나 ‘망원눈 이식 수술’을 승인한 FDA측은 모든 시력감퇴 환자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75세 이상의 나이에 시력을 완전히 상실하지 않아야 하는 등 어느 정도 조건을 갖춘 환자들에 한해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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