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김종익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던 당시 서울동작경찰서장 임계수(58)씨의 석연찮은 행적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임 전 서장이 김씨를 상대로 무리한 수사를 벌인 과정은 물론이고 몇 달 뒤 비위연루 의혹으로 옷을 벗는 과정도 명쾌하지 않는 등 하나같이 의문투성이다.
임 전 서장은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동작서에 수사를 의뢰한 2008년 11월부터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송치한 이듬해 3월 6일까지 동작서장으로 일했다. 김씨 사건 수사 당시 담당 수사관이 2009년 2월 "무혐의로 내사 종결하겠다"고 보고하자 곧바로 담당을 바꾸고 보완수사를 지시한 장본인이다. 사건 처리과정에 상례를 벗어난 임 전 서장의 행태는 윗선의 개입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임 전 서장은 검찰에 사건 송치 10여일 뒤인 3월24일 정기인사 때 경기 평택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평택서장 부임 후 개인비위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경찰청이 감찰에 착수하자 같은 해 4월4일 개인사정을 이유로 사표를 냈다. 당시 제보내용은 임 전 서장이 동작서장 재임 때 승진 대상 직원들에게 골프장 이용료를 대신 내게 하거나 술 접대를 받았고 평택서장 부임 후에는 근무시간에 골프를 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웬일인지 경찰청은 임 전 서장의 비위사실에 대해 무혐의로 내사종결했고 같은 해 4월21일 사표를 수리했다. "당시 직원들이 진술을 하지 않아 혐의를 찾지 못했다"는 게 경찰청의 설명이다. 감찰이 시작되자 사표를 내고 잠적설까지 나돌았던 임 전 서장이었던 만큼 감찰종결과 사표수리는 경찰 내부적으로도 말이 많았다. 직위를 이용한 금품수수라면 파면 해임 등 중징계에 해당해 외압 내지 '제 식구 봐주기'의혹이 있었던 것이다.
더욱이 임 전 서장은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불거진 뒤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잠적해 의심스러운 행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임 전 서장의 부인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수일 전 지방에 볼 일이 있다며 집을 나갔다"며 "휴대폰도 갖고 가지 않아 먼저 연락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충남대 법대를 졸업한 임 전 서장은 1981년 경위 특채로 경찰에 입문, 국가보안법 위반 등 보안수사 분야를 주로 담당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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