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도망자에 비견되며 미국 경찰을 조롱해 온 10대 절도범이 이번에는, 영화에서처럼, 비행기를 훔쳤다.
AP통신은 2년간 절도 행각을 벌이며 경찰과 FBI의 추적을 따돌려 온 19살 콜튼 해리스 무어가 최근 경비행기를 훔쳐 바하마로 도주했다고 7일 전했다. 범행 현장에 신발을 신지 않고 침입해 '맨발의 도둑'이라는 별명을 얻은 195㎝ 장신의 콜튼 해리스 무어는 아직 앳된 얼굴이지만 범행 이력으로만 보자면 이미 거물급이다.
열두 살 때부터 훔친 금품은 150만 달러(약 18억 원)가 넘는다. 2008년 4월 시애틀 남부 수용시설에서 도망친 해리스 무어는 빈집과 사무실 털이는 물론 고급 승용차, 보트, 비행기까지 훔치는 대담함을 보였다. 워싱턴주 등 서북지역에서 경찰과 연방수사국(FBI)의 지명 수배망에 올랐지만 지금껏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 한 익명의 기부자는 지난 달 무어에게 자수할 경우 5만 달러를 주겠다는 유인책을 내놓기도 했다.
해리스 무어의 소재는 인디애나주 블루밍턴의 공항에서 훔친 세스나 경비행기가 바하마의 아바코 섬에 추락한 채 발견되면서 파악됐다. 그가 비행한 거리는 무려 1,610㎞였다.
무어의 출현으로 아바코 섬도 쑥대밭이 됐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벌써 일곱 군데의 가정집과 사무실이 털렸는데, 가장 최근인 지난 4일 범행에서 그가 훔친 것은 음료수와 감자칩 두 봉지였다.
미국 경찰은 그 곳이 주민 1만6,000명 정도가 사는 작은 섬인 만큼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바하마 경찰은 그가 무기를 소지하고 있으며 매우 위험한 인물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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