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김미화씨의 KBS 블랙리스트 발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KBS는 김씨를 고소한 데 이어 8일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시사한 시사평론가 진중권, 정치평론가 유창선씨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진씨는 김씨의 발언 이후 트위터를 통해 KBS 'TV 책을 말하다'에 자신이 출연한 후 "높으신 분께서 진중권 나왔다고 프로그램 자체를 없애 버리라고 했다고 한다"면서 그러더니 갑자기 프로그램이 폐지됐다고 주장했다. 진씨는 2009년 1월1일 패널로 출연했으며 이게 마지막회가 됐다. 또 유씨는 2009년 1월 출연 중이던 KBS1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외압에 의해 갑자기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KBS는 이에 대해 "'TV 책을 말하다'는 프로그램 노후화에 의해 폐지가 예정돼 있었고, 유씨 하차는 출연진 교체가 필요하다는 편집회의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KBS 심의실은 이날 김씨의 내레이션으로 4월 4일 방송된 '다큐멘터리 3일'에 대해 '호흡과 발음이 작위적이고 부자연스러웠다'는 심의 내용을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김인규 KBS 사장이 4월 7일 임원회의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내레이터가 출연해 게이트키핑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던 프로그램으로 언론노조 KBS본부는 김 사장의 발언을 근거로 블랙리스트 존재 의혹을 제기했었다.
KBS 심의실은 "김씨의 내레이션에 대한 지적은 방송법에 따른 정당한 심의 업무"라며 "블랙리스트 운운하며 외압을 거론하는 것이야말로 방송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파업 중인 언론노조 KBS본부 엄경철 본부장은 "쓴소리를 하는 인물들에 대해 MC 기용이나 출연에서 제외시키는 이른바 '무형의 블랙리스트'가 있지 않나"고 말해 KBS 내부에 경직된 검열 분위기가 있음을 드러냈다. 앞서 가수 윤도현씨와 김C, 개그맨 김제동씨 등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연예인들이 잇달아 KBS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때도 블랙리스트의 존재가 회자된 적이 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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