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길(68) 대통령실장은 8일 "대학으로 돌아가 제가 개척한 이론인 '시차이론'을 좀 더 연구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학자로 다시 돌아가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게 정 실장의 퇴임 이후 계획이다. 정 실장은 "시차이론을 개발하고 후학들에게 맡겨놓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미진해 직접 나서 마무리지을 것"이라며 연구 의욕을 내비쳤다.
2008년 촛불 시위 직후부터 2년 1개월 동안 대통령실장으로 일해온 정 실장의 마음 한 켠에는 언제나 촛불시위 사태와 같은 불안한 상황이 놓여 있었다고 한다. 정 실장은 "우리나라가 후기 산업사회 특징을 보이면서 사회 전체에 불신, 불만, 불안이 팽배하다"며 "어느 정권이든 사회적 갈등이 극대화하지 않도록 국정운영을 잘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 실장은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가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촛불시위의 후유증을 치유하고 금융위기를 일단 극복하고 숨을 돌리려는 순간 발생한 노 전 대통령 서거가 안정 기조를 일거에 무너뜨릴 수 있었기 때문에 하루하루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보냈다고 한다. 정 실장은 "서거 직후 한 지인이 '여론 매우 안 좋네요. 심지어는 대선 때 우군도 엠비 지지할 이유가 없다 하네요'라고 문자 메시지를 전해왔는데 지금도 이를 기억하기 위해 보관하고 있다"며 문자메시지를 직접 보여주었다. 촛불사태로 인해 청와대에 들어온 정 실장은 제2의 촛불사태를 방지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셈이다.
정 실장은 '이번 여권의 인사 개편이 국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명박정부의 젊고 새로운 이미지를 줄 것"이라며 "발탁된 참신한 인사들이 능숙한 관리 능력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968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잠시 농림수산부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정 실장은 경북대(71~80년), 서울대(80~2002) 교수를 거쳐 울산대 총장으로 재직하다가 친구처럼 막역한 사이인 이 대통령의 권유로 청와대에 들어왔다.
이영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